"국민들은 진보니 보수니 그런 데 관심이 없다.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성장을 앞세워야 한다. "

김효석 뉴민주당비전위원회 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가진 '뉴민주당선언문' 발표 간담회에서 내놓은 일성이다. 김 위원장은 "위기에 처해 있는 민주당은 뼈를 깎는 자기성찰이 필요하다"며 "그동안 부족했던 성장을 앞세워 중도개혁주의를 현대화하는 게 뉴민주당 플랜"이라고 밝혔다. 분배에 치우쳤던 야당의 이미지를 성장 우선의 중도개혁으로 바꾸는 게 핵심이다.

이를 놓고 추미애 천정배 의원 등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어정쩡한 개혁안" "좌회전 깜박이 키고 우회전한 것" "한나라당 2중대"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정체성 논란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이를 의식한 듯 "과거에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도 성장과 기회의 정당,중도정당으로 뉴민주당 개혁안을 내놨다가 저처럼 '공화당의 제2중대'라는 소리를 들었다"며 "클린턴 전 대통령이 주장한 것도 뉴민주당 플랜과 같은 현대화(modernization)"라고 반박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민주당의 재집권을 이끌어냈듯이 시간이 지나면 지금의 뉴민주당 플랜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성장이 반드시 보수의 개념은 아니다"라며 "보수는 양적성장을 말하지만 우리는 질적 성장을 의미하는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을 내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장을 앞세우되 분배까지도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보수정책을 수용할 수 있는 유연성도 강조했다. "서민을 위한 진보가치는 그대로 유지하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해 그동안 부자,대기업과의 계급 대립 구도로 갔던 이미지는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맥락에서 김 위원장은 '중소기업 혁신환경 구축' 등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경제살리기 정책도 계속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19일 '뉴민주당선언 논의를 위한 국회의원 및 지역위원장 전체회의'를 거친 뒤 25일부터 7개 권역에서 전국순회당원토론을 진행한다. 향후 2~3개월 안에 뉴민주당 플랜의 구체적인 정책집도 발간하겠다는 구상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