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9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해 북핵 문제와 6자회담 재개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한다.

중국을 방문 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은 8일 귀국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보즈워스 특별대표와 성 김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가 9일 동교동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지난 3월 동북아 순방일정을 마친 뒤 귀국길에 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인내심과 지혜를 갖고 북한 움직임에 과잉반응을 해서는 안된다"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미국측 대표단의 동교동 방문은 공전하고 있는 북핵 6자회담의 돌파구를 찾고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 김 전 대통령으로부터 조언을 구하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김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주한 미국대사를 역임했으며 김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방미 기간 보즈워스 대표가 학장을 맡은 터프스대 플레처스쿨에서 특강하는 등 두 사람은 각별한 친분을 갖고 있다.

4일 퇴임 후 세번째로 중국을 방문한 김 전 대통령은 4박5일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과의 첫 회동과 베이징대 특강, 사회과학원 방문, 전문가 좌담회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김 전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부주석과 만나 한·중 관계 발전 방안과 한반도의 비핵화의 당위성, 남북 통일문제, 북핵 6자회담에서 중국의 역할 등에 대해 논의했다.

베이징대 특강에서 김 전 대통령은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다시 한번 북·미 양국과 다른 참가국 접촉에 나선다면 북핵문제가 풀릴 것이라고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또 김 전 대통령은 사회과학원과 숙소인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전문가 좌담회를 갖고 북·미의 중재자로서의 중국의 역할,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한 중·미간 공조 등을 강조했다.

그는 7일에는 야당 시절부터 친분을 맺어온 루추톈(盧秋田)·류수칭(劉述卿) 전 인민외교학회 회장, 주량(朱良)·리수쩡(李淑錚) 전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등 중국의 원로 인사 10여명과 오찬 간담회도 가졌다.

김 전 대통령은 마지막 날인 8일 신정승 주중 한국대사 주최 오찬에서 주중 대사관 직원들을 격려한 뒤 오후 귀국길에 올랐다.

중국 인민외교학회 초청으로 이뤄진 이번 방문은 이희호 여사와 3남 김홍걸씨, 박지원 민주당 의원,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이 함께 했으며 6자회담 참가국들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진행된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끌었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홍제성 특파원 sdcho@yna.co.kr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