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가 이번 주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처리 방향을 결정한 뒤 '3라운드' 수사를 본격화할 예정이어서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7부 능선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 처리가 이번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하이라이트'란 점을 고려하면 검찰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검찰은 또 노 전 대통령 관련 수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로비 의혹을 받는 정ㆍ관계 인사를 줄소환할 예정이다.

◇ 盧 신병처리 분수령 = 지난달 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환해 조사를 벌인 중수부 수사팀은 1일 임채진 검찰총장에게 조사 내용을 보고한 데 이어 4일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보고서에는 지금까지의 수사 내용과 각종 혐의를 뒷받침할 수 있는 보강자료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임 총장은 보고서를 검토한 뒤 수사가 마무리됐다고 판단되면 검찰 내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한다.

검찰은 이와 함께 2006∼2007년 권양숙 여사가 미국에 체류하던 장남 건호 씨와 딸 정연씨에게 30만 달러 이상을 송금한 사실을 확인하고 권 여사를 재소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의 신병 처리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나 불구속기소 등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이를 둘러싼 찬반 양론으로 나뉘어 우리 사회가 한동안 '몸살'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 3라운드 수사..정ㆍ관계 인사 줄소환 = 검찰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처리 방향이 결정되면 곧바로 박 회장의 정ㆍ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한 3라운드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검찰은 중수1과의 노 전 대통령 주변 의혹 수사에 국민의 관심이 집중됐을 때도 이와 별도로 중수2과 등에서는 각종 로비 의혹 수사를 병행해왔다.

소환조사나 체포 등 밖으로 드러나는 움직임은 없었지만 언제라도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물밑 수사'는 해왔다는 것이다.

현재 검찰 안팎에서 제기된 의혹은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 ▲현직 국회의원 로비 의혹 ▲전직 국회의장과 전ㆍ현직 지방자치단체장 및 검찰ㆍ경찰 상대 로비 의혹 등이다.

천 회장은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천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한 뒤 "아무 혐의가 없는 사람을 출금했을 리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검찰은 또 4월 임시국회로 당사자들의 소환이 쉽지 않았던 데다 노 전 대통령에게 여론이 쏠리면서 잠시 중단했던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수사도 재점화하고 전ㆍ현직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밖에 검찰ㆍ경찰ㆍ법원 고위 관계자와 국가정보원 최고위급 인사 등을 상대로 한 박 회장의 로비 의혹과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과의 거래 관계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의혹이 제기된 인사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한 뒤 기준을 정해 일정 액수 이상을 수수한 혐의가 드러난 정ㆍ관계 인사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나머지는 불구속 기소하는 등 이달 말께 사건을 일괄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jesus786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