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박의춘 외무상은 지난달 29일 쿠바에서 열린 비동맹운동(NAM) 조정위원회 각료급회의 연설에서 "6자회담 불참" 입장을 거듭 밝히고 "강력한 전쟁억제력" 확보에 힘쓸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박 외무상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비난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을 거론, 이는 유엔 안보리가 "국제법위에 군림하는 강권과 전횡의 도구로 전락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태발전"이라며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 조선반도 비핵화를 위한 9.19 공동성명의 호상 존중과 평등의 정신을 부정해 나선 이상 우리가 참가하는 6자회담은 더는 존재할 수 없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유엔 안보리의 "전대미문의 강권행위에 6자회담 참가국들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가담한 사실은 6자회담이 우리의 무장해제와 굴복만을 노리는 마당으로 화하였다는 것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며 "이런 회담에는 다시는 절대로 참가하지 않으며 6자회담의 그 어떤 합의에도 더이상 구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조선(북한) 정부의 확고부동한 결심이고 입장"이라고 6자회담 불참입장을 거듭 밝혔다고 통신은 전했다.

또 북한은 "절대로 강권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군정치에 의해 마련된 강력한 전쟁억제력으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은 우리가 책임적으로 지켜나갈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한편,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일 비동맹운동 조정위원회 각료급회의에서 채택된 최종문건에 "6자회담이 포함된 조선관련 조항을 넣지 않기로 하였다"며 이는 참가국들이 6자회담에 불참하겠다는 북한의 입장에 "이해를 표시"하고 "지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1975년 8월25일 비동맹회의에 가입한 뒤 해마다 참석해 왔으며, 지난달 27∼30일 쿠바의 아바나에서 열린 올해 각료급회의에는 남북한 대표가 동시 참석했다.

세계 118개국이 참여한 비동맹회의에 북한은 정회원으로, 한국은 1997년부터 `게스트' 자격으로 참석하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