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하기 위해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사저를 나선 30일 오전 8시 부인 권양숙 여사는 노 전 대통령을 배웅하며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노 전 대통령을 수행한 한 비서관은 "권 여사는 (노 전 대통령을 배웅하면서) 우시기만 하고 별 말씀이 없었다"고 전했다. 문재인 변호사도 "권 여사는 자신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다고 생각하는 듯하다"며 "자책감이랄까 미안한 마음이 무척 강한 것 같다"고 권 여사의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노 전대통령이 현관을 나섰다 다시 집안으로 잠시 들어간 것도 울고 있는 권 여사를 달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 여사는 자신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100만달러를 받았다고 진술했는데도 검찰이 남편만 겨냥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고,돈을 받은 사실과 관련해 남편인 노 전 대통령에게 미안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여사는 노 전 대통령을 '눈물'로 떠나보낸 뒤 남편의 무사 귀가를 기원하며 긴 하루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수 비서관은 "권 여사는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이후 지치고 힘들어했고 현재 심신을 추스르는 상태"라며 "평소 책을 보는 등 사저에서 조용히 지낸다"고 전했다. 김 비서관은 그러나 "(권 여사의) 건강에 특별히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 회장쪽에서 노 전 대통령 측으로 넘어간 600만달러의 실제 주인을 노 전 대통령으로 보고 있어 권 여사나 아들 건호씨는 사법 처리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