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생산성 향상의 촉매제들

"안 주면 섭섭해합니다"

지난달 `키 리졸브'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반발, 북한이 개성 통행을 금지했을때 개성공단 일부 입주업체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들이 `작은 소동'을 벌였다. 초코파이를 왜 안주냐는 `항의'였다.

이는 북한 당국의 통행 차단으로 식자재가 제때 들어오지 못해 업체들이 남한에서 가져오던 초코파이도 배달이 끊겼기 때문이다.

입주업체 에스제이테크의 대표인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의회 부회장은 "입주 초기 일부 업체에서 우연히 나눠줬던 초코파이가 이제는 공단의 공식적인 간식이 됐다"면서 "일의 능률 향상을 위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직원은 집에 있는 식구들을 생각해 초코파이를 아껴뒀다가 집에 가져가기도 한다는 것.
개성공단에 남한의 편의점이 있긴 하지만, 여기서는 대부분 남한 사람들이 사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코파이 말고도 좋아하는 것은 라면이라고.
북한 근로자들이 이를 즐겨 찾아서 아예 일부 업체는 점심, 저녁때 봉지라면을 정기적으로 끓여준다고 한다.

2004년 말 입주 초기에 개성공단에 전기조차 안 들어왔을 때 끓인 물을 부어 먹는 컵라면을 처음 맛 본 북한 근로자들이 이제는 라면을 `특식' 개념으로 여기고 있다.

이밖에 일의 능률 향상을 위한 방법으로 일부 업체들은 근로자들이 원하면 북한에서 유행하는 음악을 틀어 주기도 한다는 것. 남한에서 유행하는 음악은 들려줄 수 없다.

북한 근로자들은 또 일하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10분간 `업간체조'를 자발적으로 한다.

우리의 `국민체조'와 유사한 일종의 스트레칭으로 경직된 몸을 풀어주고, 졸음을 쫓는 목적이다.

초코파이 하나로 북한 근로자들의 허기진 배를 달래거나, 라면으로 입맛을 맞추는 등의 소소한 배려로 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면 아낌없이 한다는 것이 입주업체들의 생각이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조준형 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