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성명 에 반발, '즉각적인 핵시설 재가동'을 선언했지만 핵시설을 재가동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 북핵 전문가들을 인용,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하려면 앞으로 최소 6개월의 준비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월 북한을 방문, 북한 핵시설을 둘러보고 돌아온 지그프리트 헤커 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연구소장은 방북 보고서에서 북한이 영변에 있는 모든 핵시설을 재가동하려면 최소 6~12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헤커 소장은 또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 능력은 1년에 핵무기 1기를 만들 수 있는 정도라고 평가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차두현 박사 역시 북한이 지난해 6월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했던 것을 거론하며 북한의 핵시설 재가동까지는 최소 6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라진 냉각탑을 다시 짓는데만 최소 6개월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차 박사는 "북한이 냉각탑을 다시 건설하는 데 최소 6개월이 소요된다는 것은 북한과의 협상(북핵 6자회담)이 앞으로 6개월간 공전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영변 핵시설이 구소련 시절 지어진 것임을 들어 핵시설 재가동에 1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북한이 14일 핵시설 재가동 의지와 함께 북핵 6자회담 불참을 선언한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북한이 6자회담 체제의 폐기를 원한 것은 아니며, 북핵 문제 당사국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전략적으로 이 같은 선언을 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한 고려대 교수는 "북한이 원하는 것은 미국과의 '대타협'을 통해 북미관계를 정상화 하는 동시에 (미국으로부터)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수년째 공전하고 있는 6자회담보다는 미국과의 양자협상을 열망하고 있으며, 따라서 이 같은 '강경책'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연정 기자 rainmak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