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 플루토늄 생산.."1년 넘지 않을 것"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성명에 대해 14일 6자회담 불참과 무력화됐던 핵시설 원상복구 방침을 밝히면서 현재 불능화가 어디까지 진행됐으며 이를 완전히 복구하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2007년 '10.3합의'에 따라 14일 현재까지 영변 핵시설의 불능화를 위한 11개 조치 중에서 5MW 실험용 원자로 및 핵연료봉 제조공장 불능화를 비롯한 8개를 조치를 완료했고 ▲폐(사용후)연료봉 인출 ▲연료봉 구동장치 제거 ▲미사용연료봉 처리만 남겨 놓고 있다.

북한이 이날 현재 핵시설 복구 작업을 시작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핵시설을 완전히 원상복구해 다시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농축 플루토늄을 생산하기까지는 길어도 1년은 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북핵 현안에 정통한 외교 당국자는 "영변 핵시설에 어제까지 별 변동이 없었고 아직 특이사항을 보고받지 못했다"면서도 북한 핵시설 원상복구에 대해 "재처리시설은 빠르면 1∼2개월 안에도 복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조에 담겨진 폐연료봉을 다시 꺼내 재처리시설에 넣는 작업속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폐연료봉을 재처리하기까지 1년은 넘지 않더라도 수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같은 불능화 조치의 원상복구 가능성 때문에 10.3합의 당시에도 불능화 조치가 '핵폐기의 첫 단추에 버금가는 의미가 있을 수도 있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가역적 조치라는 측면에서 '핵폐기보다는 핵동결에 가까운 조치'라는 비판도 나왔다.

게다가 불능화 작업 초기 하루 80개의 폐연료봉을 꺼냈던 북한은 6자회담에서 제공하기로 한 중유 100만 톤 상당의 지원이 지연되면서 폐연료봉 인출 속도를 단계적으로 늦춰 최근에는 주당 15개씩 꺼내는 등 '지연술'을 펴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당국자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8천 개 폐연료봉 가운데 지금까지 6천500개 정도를 제거한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대북 중유 지원 지연을 이유로 폐연료봉 인출 속도를 상당히 늦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연료봉 구동장치는 폐연료봉 인출이 마무리되면 간단한 작업으로 제거될 수 있다.

미사용연료봉은 10.3합의에 따라 구부리거나 매각함으로써 불능화는 완료되는 것으로 간주된다.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