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3(한 · 중 · 일) 정상회의' 참석차 태국 파타야를 방문 중이던 이명박 대통령에게 11일 오전 비상이 걸렸다. 아침 일찍 부터 탁신 친나왓 전 태국총리를 지지하는 단체인'독재저항 민주주의 연합전선(UDD)'이 이끄는 시위대 수백명이 택시 100여대를 앞세워 숙소인 두싯타니 호텔 앞을 봉쇄했기 때문이다.

태국 정부는 시내 도로가 시위대에 점거당하자 육로 대신 보트를 이용해 정상회의장인 로열 클리프 호텔로 안내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경호문제로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오전 10시쯤 로열 클리프 호텔로 이동하려던 계획을 접었다.

한 · 중 · 일 외교장관은 아세안+3 정상회의 개최가 어려워지자 긴급 전화접촉을 갖고 정상회의장을 가는 대신 12일 예정됐던 3국 정상회담을 하루 앞당겨 열기로 했다. 한 · 일 양자 정상회담이 당겨졌고 예정에 없던 한 · 중 정상회담이 급조됐다.

한 · 일 정상회담 도중 김인종 경호처장은 아세안+3 정상회의장 안팎을 시위대가 점령했으며 만찬장도 유리창이 깨지는 등 행사가 불가능하다고 보고했다. 특히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가 파타야 및 그 인근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자 이 대통령은 일정을 하루 앞당겨 귀국키로 결정했다. 곧바로 태국 주변국 영공통과 허가를 신청했고 현지 경찰에 호위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오후 4시쯤 끝나자 파타야 군사공항으로 이동해 1시간여 만에 귀국 비행기에 올랐다.

파타야=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