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청와대 경내에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돈 100만 달러를 건네받은 것으로 검찰이 파악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노 전 대통령 사저는 긴박감이 고조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한 지 나흘째인 10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은 겉으로는 여전히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오전 7시10분께 문용욱 비서관이 다급하게 조간신문 뭉치를 들고 사저로 뛰어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된데 이어 또다른 비서관도 일찌감치 사저로 출근했다.

이같은 비서관들의 움직임은 평소 오전 8시를 넘겨 출근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이런 기류변화는 노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100만달러를 받았다는 보도와 무관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친노' 인사들이 어떤 형식으로든 가까운 시일 안에 노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에 대비한 의견조율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이날 오전부터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연철호 씨를 체포하고 집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 전 대통령 사저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측 김경수 비서관은 "원래 문 비서관은 대체로 일찍 출근하는 편"이라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고, 오히려 100만달러를 청와대에서 받았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며 검찰이 일방적인 주장을 흘리는 것은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해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b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