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로켓을 쏘지만 우리는 나무를 심는다. "

이명박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식목일 기념 식수를 하면서 북한의 로켓 발사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정부의 대응 기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단호하되 의연하게 대처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강 · 온 양면 전략이다.

정부는 이날 긴박하게 움직였다. 전날 G20 금융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안보관계장관 회의를 소집했던 이 대통령은 하루종일 청와대 지하 벙커에 마련된 국가위기상황센터에 머물렀다. 로켓 발사 직전인 오전 11시20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했다. 도시락으로 점심을 대신하며 약 5시간 동안 회의를 주재했다. 미국 측에서 제공하는 정보,동해안에 파견된 세종대왕함(이지스함)을 통해 들어오는 영상 정보 등을 입수해 분석하며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가 단호하되 의연하게 대응키로 한 것은 북한의 로켓 발사가 충분히 예견됐던 사안인 데다 냉정함을 잃고 섣불리 대처할 경우 북한의 계산된 의도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로켓 발사 직전 NSC를 소집한 것은 발사를 미리 감지했기 때문이다.

NSC 주재 도중 이 대통령은 심각하면서도 담담한 표정으로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군 경계 태세를 확실히 하라"고 김태영 합참의장에게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 당국에 절대 냉정함을 잃지 말 것을 거듭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압박책도 내놨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전면 참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주도로 2003년 시작된 PSI는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파괴무기(WMD)를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으로 북한 이란 시리아 등을 겨냥하고 있다. 다만 PSI 참여 여부는 북한의 의도 등을 좀 더 파악한 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