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작업 미흡.관심 지속유도 목적"

북한이 4일 로켓 발사를 단정할 유력한 정황을 표출했다가 결국 발사 버튼은 누르지 않음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 당국은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의 로켓 발사장 주변 3곳에 관측 카메라가 설치되고 귀빈 차량이 발사장을 출입하는 등 정황이 포착되자 이날 발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북한은 국제해사기구(IMO) 등에 통고한 예상발사 시각인 오후 4시를 넘겨서도 발사하지 않았다.

정부 당국은 이의 배경으로 크게 발사 준비 부족, 발사장 주변 기상, 그리고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북한의 의도를 꼽고 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북한이 로켓을 발사할 것이라고 예고한 첫날인 오늘 실제 발사하지 않은 것은 발사 준비 작업이 미흡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발사장 주변에 로켓 탐지.추적 레이더와 관측 카메라 등을 설치했지만 실제 가동하지는 않았으며 위성체 또는 탄두를 탑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로켓 상단부분 덮개의 개폐작업을 반복한 것으로 미뤄 발사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 아니냐는 것이다.

사전에 로켓 발사를 예단해볼 수 있는 정황은 탐지.추적 레이더가 지속적으로 가동되고 관측 카메라도 작동돼야 한다.

그리고 로켓 상단부분의 덮개를 완전히 벗겨놓는 것도 실제 발사를 예측하는 유력한 증거로 꼽힌다.

또 발사장 주변 상공의 날씨도 발사를 미룬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동해 해안에 인접한 무수단리 일대는 이날 구름이 끼고 초속 7∼10m의 다소 강한 바람이 불었으며 습도는 50∼70%로 추산됐다.

초속 15m 이내의 바람은 로켓을 발사하는 데 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이날 풍속은 문제가 없었지만 지상보다 공중 바람의 세기가 거셌다면 지장이 있을 수 있다.

액체연료가 연소하면서 강한 추진력으로 치솟는 로켓이 공중에서 자체 하중보다 강한 바람을 만나면 부러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5일 발사장의 날씨는 바람이 초속 2~4m로 예보되고 있어 일단 기상조건으로는 발사하기 적당한 날씨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이례적으로 "인공위성을 곧 발사한다"고 예고보도를 한 상황에서 발사를 미뤘다는 점에서 국제적인 관심을 지속적으로 유도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인공위성' 발사라는 이벤트를 통해 국제사회의 시선을 집중시킨 뒤 북한문제에 대한 관심을 유발해 6자회담을 유리하게 이끌고 북.미 직접대화 시기를 앞당기자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기상 조건만 허락한다면 국제기구에 통고한 8일까지 끌고 가고 싶어할 것"이라며 "발사장이 첩보위성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발사가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징후를 반복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