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등 24개 공기업의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보다 93.6% 줄어든 3000억원에 그치면서 5년 만에 최악의 경영 실적을 기록했다.

기획재정부는 3일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을 적용받는 공기업 24개의 2008년 경영 실적을 발표했다.

2008년 이들 공기업의 전체 매출은 95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조5000억원 증가한 반면 순이익은 오히려 4조5000억원이나 감소했다.

한전의 적자가 2조9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는 한전의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아 유가와 환율 상승에 영향을 받은 탓이다. 가스공사와 지역난방공사도 같은 이유로 순이익이 각각 9.3%와 39.3% 줄었다. 적자 누적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석탄공사는 지난해에도 1048억원의 적자를 입었다.

순이익을 낸 공기업은 9개에 불과했다. 석유공사는 해외광구 매출 증가에 힘입어 335억원 늘어난 2002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자산보다 부채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재무 구조의 안정성도 떨어졌다. 이들의 총 자산은 309조8000억원으로 전년(267조5000억원)보다 42조3000억원(15.8%) 늘었지만 이 중 부채가 177조1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8%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부채 비율은 133.4%를 기록해 전년 대비 26.2%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상장사 평균 부채 비율(100% 미만)보다 크게 높은 것이다.

한전은 운전자금 조달을 위한 사채 발행을 늘리면서 50% 수준이던 부채 비율이 63.3%로 올라갔다. 가스공사는 가스요금 인상이 늦어지면서 차입금이 불어 부채 비율도 지난해보다 210.1%포인트 높아진 438.0%를 기록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