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일 오후(현지시각) G20 금융정상회의가 열린 영국 런던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접견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한반도 정세, 기후변화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거시경제정책 공조, 보호주의 차단, 국제금융감독체제 강화, 신흥국 및 개도국 유동성 지원 등에 대한 진전된 논의가 이뤄지는 등의 성과가 있었다"고 소개하고 이에 대한 유엔의 기여를 높게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번 정상회의는 아주 성공적"이라고 자평했고, 이에 대해 반 총장은 "이 대통령이 (위기극복 방안과 관련해) 두 번이나 내실있는 발언을 했는데 두 번째 발언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과 반 총장은 북한 로켓 발사 대책과 관련,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로켓 발사시 유엔 안보리 등을 통해 국제사회가 단합된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는데 적극 공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테러.해적퇴치 등 범세계적 문제에 대한 유엔의 역할을, 반 총장은 소말리아 해역 함정 파견 등 해상안전과 해적퇴치를 위한 한국 정부의 기여를 각각 높게 평가했다.

이 대통령과 반 총장은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과 올해 코펜하겐 기후변화 총회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녹색성장기본법을 만든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으며, 긴급 재정지출에도 녹색성장 관련 내용을 많이 포함시켰다"고 말했고, 반 총장은 "이 대통령이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어젠다를 제시해 국제회의에 가면 한국에 대해 많이 얘기를 한다"고 전했다.

대화 말미에 반 총장은 "9월22일이 통상적으로 유엔총회 개회일로, 기조연설을 하는 날인데 특별히 그날 기후변화정상회의를 개최키로 했다"며 이 대통령의 참석을 요청했고, 이 대통령은 "긍정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접견에 배석했던 로버트 오월 유엔 정책담당 차장보는 "나는 절반은 한국사람"이라고 조크를 하자 이 대통령이 "여자(부인)가 한국 사람이면 80%가 한국사람"이라고 화답해 좌중에 웃음을 자아냈다.

(런던연합뉴스) 황정욱 심인성 기자 hjw@yna.co.kr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