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간 친분구축.경제위기 공동대처 방안 논의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일 오후(한국시각) G20 금융정상회의가 열리는 영국 런던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정상회담은 북한의 로켓 발사 문제가 한반도 최대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개최되는 것으로, 회담 분위기와 결과물이 향후 양국관계는 물론 더 나아가 한반도 정세의 안정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시선을 끌고 있다.

양 정상은 이번 런던회담이 비록 30분에 불과한 `약식회담'이지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북한 로켓 발사 문제를 최우선으로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일찌감치 예고한 대로 오는 4-8일 사이에 로켓을 발사할 경우 즉각적으로 양국간 잘 조율된 대책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두 정상은 북한이 예정대로 로켓을 발사할 것에 대비해 제재방안을 집중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정부 관계자들은 그간 로켓 발사에 따른 제재의 불가피성을 수차례 역설해 왔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앞서 지난달 31일 헤이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다면 그에 상응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고,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했는데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지나갈 수는 없다"며 제재를 기정사실화했다.

다만 제재수위와 관련해선 미국이 북한 로켓의 요격 가능성을 차단하고 한국도 군사적 대응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터라 경제분야 등 비(非)군사적 부분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북한 로켓 발사에 대한 한미간 철저한 공조는 한국을 배제하고 미국과 대화하려는 북한의 전형적인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을 무력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 정상은 또 그간의 한미관계를 되돌아보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관계구축을 위한 긴밀한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새로운 관계라 해도 이전 부시 정권때 합의한 한미동맹 강화, 한반도 비핵화, 양국간 실질협력 강화, 금융위기를 비롯한 글로벌 이슈 공조라는 대원칙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외교당국자들의 분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이 대통령과의 두 차례 전화통화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한미관계의 기본 방향을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양 정상은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공조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하고 보호무역주의 배격 등을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할 것으로 관측된다.

양 정상은 그간 보호무역주의 반대 입장을 천명해 왔고, 이번 회담에서도 그 원칙을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FTA(자유무역협정)와 한미 통화스와프 문제도 거론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두 사안 모두 양국 간에 이견이 있어 대화 테이블에 오를지는 미지수다.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나 합의 못지않게 양 정상간 첫 만남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많다.

이 대통령과 전임 조지 부시 대통령과의 관계가 말해 주듯 국가간 관계에서는 `실리' 못지않게 정상간 신뢰와 친분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상간에 신뢰가 있어야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면서 "그런 만큼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도 이번 첫 만남에서 신뢰관계를 구축하는데 공을 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황정욱 심인성 기자 hjw@yna.co.kr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