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산하 연구소 분석.."北 여기자 카드로 힐러리방문 유도 가능성"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이하 연구소)는 1일 북한 매체의 최근 보도사진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살이 눈에 띄게 빠진데 대해 "순환계 질환 후유증 극복을 위해 올 1월 이후 체중 감량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소의 남성욱 소장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분석하고 "스트로크(뇌졸중 등 순환계 질환) 후유증 극복과정에서 다이어트는 필수"라며 김 위원장이 건강 악화에 따른 체중감소보다는 회복과정에서 인위적으로 체중조절을 한 쪽에 무게를 뒀다.

김 위원장은 작년 8월 순환계 질환을 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 소장은 또 김 위원장의 최근 모습이 지난 1월 중국 왕자루이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났을 당시에 비해서도 현격히 수척한데 대해 "후유증 때문에 다이어트를 (시작)하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김 위원장은 1월부터 다이어트를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회복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한 것 아닌가 싶다"고 부연했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연구소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한방 사상의학으로 봤을 때 `태음인(太陰人)' 체질로, 북한 의료진이 태음인 체질에 맞춰 김 위원장에게 처방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들어 북한 매체에 보도되는 김 위원장의 대외활동 빈도가 작년의 약 3배 수준에 달하는 배경과 관련, 남 소장은 "과거에는 김 위원장의 동정이 100% 다 보도되지 않았는데 와병 후에는 100% 다 공개하는 것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4~8일 사이로 예고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관련 움직임에 언급, "과거처럼 발사장 주변에 연료통이 널브러져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 "연료 주입이 포착되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 북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 지하시설을 통해 연료주입을 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남 소장은 이어 "북한이 재외공관을 통해 이번 발사체가 인공위성임을 홍보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을 보면 발사 후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하는데 초점을 두는 듯 하다"며 "북한은 국제기구에 고지한 발사 예정시기를 준수할 것으로 보이며 현재는 `정황상' 발사가 임박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이번에 예고한 장거리 로켓 발사를 위해 사용한 비용을 추정하면서 "과거 김 위원장이 (1998년 광명성 1호 발사에) 2억~3억달러가 들었다고 언급한 점에 비춰 이번에는 3억~5억달러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구소의 한 연구위원은 "평양 군수기지에서 미사일 발사기지가 있는 함북 화대군 무수단리까지 철도가 다 연결돼 있지는 않다"며 "미사일 기지 근처에 필요한 부품을 조립하는 지하시설이 갖춰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남 소장은 또 북한이 로켓발사에 이어 9일 개막하는 제12기 최고인민회의를 계기로 헌법 개정 등을 통해 중대 변화를 모색할 가능성에 대해 "로켓을 쏜 뒤 헌법 개정 등을 하기 보다는 현상유지를 하는 것이 북한식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지난달 억류한 미국 여기자 2명을 기소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사태를 장기화할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하면서 "북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와서 여기자들을 데려가도록 하는 안을 생각할 것"이라며 "힐러리 장관 정도 돼야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게 하겠다는 생각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 소장은 북한내 동향에 언급, "북한측 인사들이 최근 평양과 사리원에 각각 동물원과 민속촌을 만들겠다며 남측 인사들에게 관련 자료를 요청해오고 있다"며 "중동과의 무기거래에서 오는 수익이 있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그는 향후 남북관계 전망에 대해 "긴 호흡으로 보면 산과 골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지금은 바닥세라고 할 수 있다"며 "남북 양측이 대화의 테이블에 앉지 않는 양상인데, 일단 북.미간 회담이 먼저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