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양호땐 내달 4일 발사 유력"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의 북한 미사일 발사장 발사대에 세워진 로켓의 모습이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의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30일 디지털글로브 위성이 지난 29일 오전 11시 촬영한 발사대에 장착된 로켓의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 나타난 로켓은 인공위성 또는 탄두가 탑재된 것으로 보이는 상단부분의 덮개가 벗겨진 상태로, 몸체 전체가 완전히 드러나 있다.

로켓의 길이는 32m, 직경 2.2m, 중량 70t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진 속의 로켓이 3단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공개된 사진 상태가 선명하지는 않지만 로켓의 모습이 3층으로 이뤄진 것으로 미뤄 3단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일본 교도통신도 미국의 싱크탱크인 '글로벌 시큐리티'를 인용해 "3단식으로 보인다"면서 "2006년 7월에 발사된 대포동 2호는 2단식이었기 때문에 이번 미사일은 추가로 개량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한 전문가는 "북한은 1998년 8월에 3단 로켓을 이용해 대포동 1호(광명성 1호)를 발사했다"면서 "이번에 발사되는 로켓도 3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번에 발사될 로켓의 1단과 2단에서 독성이 매우 강한 질산계통의 산화제로 이뤄진 액체연료를, 마지막으로 연소하는 3단은 고체연료를 각각 사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질산계통의 연료는 충전한 뒤 일정시간이 지나면 로켓을 부식시킬 수 있기 때문에 연료를 충전하면 바로 카운트다운에 돌입해야 한다.

1998년 대포동 1호나 2006년 7월 대포동 2호를 발사했을 때는 연료 주입차량의 모습이 포착돼 대략 발사일을 추정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연료 파이프가 지하로 매설돼 발사일을 추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정부당국의 고민이다.

다만 정부당국은 현재 로켓 발사 작업의 진행 속도로 미뤄 발사장 상공 날씨만 괜찮다면 다음달 4일께 발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4일 발사대에 장착할 땐 로켓 상단부분을 덮개로 가렸지만 지난 28일 이 덮개를 벗겨 낸 것은 발사가 임박했음을 말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기상당국은 발사장 주변 날씨가 다음달 3일부터 흐려져 4일 오후에는 비나 눈이 오고, 5일에는 온 종일 짙은 구름이 끼고 6~10일은 대체로 맑다고 예보하고 있다.

정부당국은 변화 가능성이 있는 기상에 따라 로켓 발사일을 추정하기 위해 군과 기상당국 등이 분석한 화대군 무수단리 주변의 날씨 자료를 실시간대로 전달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진이 공개된 로켓에 대해 외신들은 하단부분의 직경이 크고 상단부분으로 올라갈수록 직경이 가늘어져 전형적인 미사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보당국은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도미사일과 로켓의 기술적인 원리가 동일하기 때문에 발사 이후에나 실체를 파악할 수 있으며 자칫 섣불리 판단했다가 오판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트 브라운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아시아 책임자는 지난 2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1998년 발사된 대포동 1호가 위성인지를 파악하는 데 미국은 사흘이 소요됐다"면서 "첩보위성에서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는 위성인지 미사일인지 구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