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총참모부 "로켓 상황 예의주시"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로 보이는 로켓을 발사대에 장착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러시아 정부가 관련국들의 신중한 자세를 재차 촉구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6일 모스크바에서 카드르벡 사르바예프 키르기스스탄 외무장관과 회동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북한이 계획 중인 로켓 발사에 대해 섣부른 판단을 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는 지켜져야 하는 것이 분명하다.

또 북한의 로켓 발사에 쏠린 국제사회의 관심도 이해가 간다.

그러나 섣부른 판단을 해서는 안 되며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이렇쿵 저러쿵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6자회담을 계속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고 밝혔다.

외교 소식통들은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은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실제 로켓이 발사되고 그 실체가 드러날 때까지는 관련국들이 냉정함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그리고리 로그비노프 한반도 담당 특사가 지난주 북한의 위성 발사에 대한 과대해석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로그비노프 특사는 당시 이타르타스 통신과 인터뷰에서 국제사회는 오는 4월 초에 있을 북한 위성 발사의 모든 상황을 신중히 살펴 공황상태로 빠져드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러시아군 총참모부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한이 주장하는 인공위성 탑재) 로켓이 러시아와 가깝게 혹은 러시아 영토 위로 날아갈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기 경보 시스템과 영공감시망을 가동,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사고 시 로켓이 러시아 섬으로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해서는 안 되며 따라서 우리는 필요한 기술력을 동원해 북한 로켓의 궤도를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과 일본 언론들은 25일(현지시간) 북한이 대포동 2호 미사일을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소재 발사장의 발사대에 장착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 11일 외무성 해사국장 이름으로 다음 달 4~8일 시험통신위성 `광명성 2호'를 3단 운반 로켓 `은하-2호'로 발사하겠다고 국제해사기구(IMO)에 통보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