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정치인생 출발점..대안정당 되는데 온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22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부인 민혜경씨와 함께 귀국했다.

17대 대선과 18대 총선에서 잇따라 참패한 뒤 작년 7월2일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지 8개월20여 일만의 일이다.

정 전 장관은 공항 환송식이 끝나자마자 직전 지역구였던 서울 동작을지역위원회를 찾았고, 곧바로 전주로 내려가 덕진에 마련한 사무실을 방문하는 등 특유의 속도감 있는 행보를 보였다.

또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등 주요인사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귀국배경을 설명하고 협력을 요청했다.

마치 덕진 출마에 대한 논란에 쐐기를 박으려는 일정처럼 보였다.

입국장에는 이종걸 박영선 최규식 의원과 김낙순 양형일 장복심 조성준 전 의원을 비롯해 지지모임인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 회원 2천여명이 "초우량주로 태어나 정치에 희망을 주십시오", "민주세력의 적통 정동영" 등 환영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고 대규모 입국행사를 마련했다.

오후 5시께 정 전 장관이 모습을 드러내자 지지자들은 `정동영'을 연호하며 환영의 뜻을 표시했고, 귀국 소감을 밝히기 위해 마련된 연단까지 50여m 이동하는데만 10여 분이 소요될 정도로 북새통을 이뤘다.

일부 지지자는 눈물까지 흘렸다.

정 전 장관은 이날 "2009년 3월22일 오늘은 제2의 정치인생 출발점으로 삼고자 한다"며 비장한 각오와 함께 정계복귀의 심경을 밝혔다.

또 전주덕진 출마를 둘러싼 당내 논란을 의식한 듯 "민주세력의 집결처인 민주당을 돕기 위해 돌아왔다", "정세균 대표 체제를 확고하게 지지한다"고 당과 지도부에 적극 협력할 뜻임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저를 대선 후보로 만든 민주당이 수권정당, 대안정당이 되도록 온 힘을 쏟겠다"고 말할 때에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의 한국행에는 신대식 목사 등 미국 체류중 창립한 한민족경제비전연구소 이사진 10여명이 동행했다.

정 전 장관은 이어 18대 총선에서 출마했던 서울 동작을지역위원회를 찾았다.

그는 "나는 빚진 자이고 죄진 자이기도 하다"며 몸을 낮춘 뒤 "민주당이 대안이 되고 수권정당으로 발전하는데 미약하지만 힘을 보태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24일 정 대표와의 회동과 관련, "진지하게 대화하고 당을 위해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1년여전 총선 때 "동작을에 뼈를 묻겠다"고 했던 정 전 장관이 갑작스레 지역구를 옮긴 것에 대해서는 "격려해준 여러분에게 꼭 보답하겠다"는 말 외에 유감이나 사과 등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정 전 장관은 이어 전주로 내려가 출사표를 던진 덕진 사무실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예비후보로도 등록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칫 선거법 위반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100여명이 참석한 조촐한 행사로 진행했다.

그는 "국민이 어렵고 고통받고 있고, 모든 상황이 역주행하는데 민주당이 악전고투하고 있다"며 "도우러 왔다"는 말을 연발했다.

부인 민혜경씨는 "서울의 대학시절 전주 톨게이트만 지나면 부모님 품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오늘 그보다 더한 느낌을 받았다"며 "여러분이 계셔서 그렇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이날 밤늦게 고향인 전북 순창으로 이동해 암자인 만일사에서 1박한 뒤 23일 오전 선영의 묘소를 참배할 예정이다.

(영종도.전주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