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행차단 계속될 경우…가스·식자재도 '바닥'

북한측의 통행 차단 조치가 앞으로 1주일만 더 계속돼도 개성공단입주 기업 10곳 가운데 9곳이 가스 등 각종 물자 부족으로 일부 또는 전체 생산을 멈출 위기에 처한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개성공단입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개성공단 현지에서 열린 입주기업 법인장 회의에서 72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5일을 기준으로 이후 6일 이상 인력.물자 통행이 막힐 경우 90%가 넘는(68개) 업체가 가동 중단이 불가피하다고 답했다.

가동 중단 시점별로는 15일 기준으로 이미 10개 기업이 정상 가동을 못하고 있고 ▲ 1일 이후 31개 ▲ 2일 이후 36개 ▲ 3일 이후 52개 ▲ 4일 이후 56개 ▲ 5일 이후 67개 ▲ 6일 이후 68개 등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가동 중단 업체가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중요한 가스와 식자재 보유 현황의 경우 '6일치 이상' 재고를 갖고 있는 업체는 하나도 없었다.

가스나 원부자재의 경우 한 품목이라도 소진되면 다른 품목 재고와 관계없이 생산이 차질을 빚거나 중단될 수 밖에 없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한 섬유업체 대표는 "통행이 계속 차단돼 원단이 북으로 올라가지 못하면 당장 월요일(16일)부터 재단 라인은 중단될 수 밖에 없고, 3~4일 후면 봉재 등 다른 라인들도 단계적으로 가동을 멈추게 된다"고 전했다.

그는 "북에서 만든 제품도 내려오지 못해 제철 의류를 그만큼 팔지 못하는 등 통행 차단이 길어질수록 손해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개성공단기업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통행 제한으로 입주 기업들의 생산에 필수적인 원.부자재, 생필품 등의 공급이 차단, 개성공단내 기업 활동이 완전 마비됐다.

국내외 바이어들의 신뢰를 상실, 남북 화해의 상징이던 개성공단이 고사상태에 이르고 있다"고 호소하며 통행 재개를 촉구했다.

북한은 현재 '키 리졸브'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지난 13일 이후 개성공단 통행을 전면 차단하고 있다.

키 리졸브 훈련은 오는 20일까지 계속된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