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는 14일 서울구치소에 수용중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을 불러내 '정치권 로비설'과 관련해 집중적으로 신문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1시30분께부터 박 회장을 상대로 계좌추적 결과 드러난 뭉칫돈의 조성과정과 사용처를 일일이 추궁했으며 자금이 빠져나간 시점의 통화내역을 근거로 정치권에 이 돈을 전달한 것은 아닌지 캐물었다.

중수부는 이날 주말임에도 전원 출근해 수사를 벌였다.

수사팀은 지난 한 달 반 동안 박 회장 관련 압수물 분석 작업에 집중했으며 박 회장은 물론 장녀와 정승영 정산개발 대표 등 회사 임ㆍ직원 및 회계 담당자들을 수차례 불러 조사했다.

아울러 박 회장과 가족, 회사 임직원 등을 상대로 벌인 광범위한 계좌추적 작업을 통해 조성 과정이 의심스럽고 사용처가 불분명한 뭉칫돈을 상당 부분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회장이 홍콩 현지법인 APC에서 차명으로 배당받은 수익금 685억원 중 일부가 국내로 유입된 정황을 포착해 사용처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 조사한 내용과 시중에 떠도는 `박연차 리스트' 등을 참고해 주말인 이날 및 휴일인 15일 박 회장을 조사하고 나서 소환조사할 대상을 추려낼 계획이다.

특히 4월 임시국회가 열리면 현역 국회의원을 소환조사하는 것이 사실상 힘들다고 보고 이달 말까지 최대한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어서 의원들이 다음 주 검찰 청사에 줄줄이 소환될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