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지도 때 발전모습에 감동받아 선물 지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근 중국과 인접해 있는 자강도 만포시의 주민 수천명에게 일시에 컬러TV를 선물로 보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14일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신념은 행복을 안아온다'라는 제목의 '정론'에서 만포시 노동자와 시민들이 김 위원장이 보낸 "수천대의 텔레비전을 한날한시에 받아안고 눈물의 바다를 펼쳤다"며 이같은 사실을 소개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4일 김 위원장이 만포시를 현지지도하면서 "유색금속, 타이어, 모제품생산과 사회급양봉사, 도시경영사업에서 커다란 성과가 이룩된데 대해 높이 평가"해 "만포시안의 노동계급과 시민들에게 선물을 보냈다"고 보도했으나 선물 종류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었다.

그동안 김정일 위원장은 자신의 명의로 당.정.군 간부들과 공로 있는 대학교수나 과학자, 그리고 집단체조 참석자들에게 TV 같은 가전제품을 선물한 경우는 많지만 지방 도시의 평범한 주민 수천명에게 일시에 컬러TV를 선물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만포시 주민들에게 이같은 선물을 보낸 배경에 대해 만포제련소, 압록강다이야(타이어)공장, 만포방사공장, 식당인 만포각 등 만포시내를 현지지도(중앙통신 3.1일자 보도)하면서 2년전 현지지도 때 비해 몰라보게 발전한 모습에 크게 감동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만포땅에 척 들어서는 순간 벌써 사회주의의 신선한 공기를 대번에 느꼈다"며 만포시의 들리는 곳마다에서 동행한 간부들에게 "이런데가 어디에 있는가? 어디 가서 이런 것을 본 일이 있는가? 자기 손으로 이렇게 잘 꾸린데를 보았는가? 여기서처럼 지방의 특산물을 가지고 인민들에게 봉사하는 것을 보았는가?"라며 물으면서 감탄해마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너무 감동한 나머지 "이런 미더운 노동계급에게 우리가 그 무엇을 아끼겠는가"라면서 "천연색 텔레비전도 많이 보내주자, 우리가 직접 가꾼 향기로운 사과맛도 보게 하고 방사공장의 여성 노동자들에게는 '코스모스'머리핀과 꽈배기도 보내주자"라고 지시하고, 선물 분량이 지나치게 많아 주저하는 간부들에게 "마음놓고 부르는대로 수자를 어서 적어내려가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보낸 TV 등 선물을 받은 대상은 김 위원장이 다녀간 만포제련소, 압록강타이어공장, 만포방사공장, 식당인 만포각, 만포시내 환경조성 부문에서 일하는 주민 등에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만포제련소와 압록강타이어공장은 1급이상 기업소로 종업원이 수백명에서 천명이상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또 시찰과정에 자강도와 만포시에 대해 '올적마다 달라지는 도', '즉시 집행하는 도', '타발이 없는 도', '인민적 시책이 훌륭히 실시되고 있는 도'라고 칭찬하고 "국경지대에 살지만 모두다 우리식"이라는 점도 높이 평가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ch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