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자국 영공 내 남측 민항기 진입 금지 조치로 인한 국내 항공업계 등의 피해가 커지면서 해제 시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남측 민항기의 북한 영공진입 금지 시점을 한 · 미 '키 리졸브' 연합훈련 기간으로 명시했지만 전문가들은 연합훈련 기간 후에도 이 조치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북한은 5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군사연습기간에 우리 측 영공과 그 주변,특히 우리의 동해상 영공 주변을 통과하는 남조선 민용항공기들의 항공안전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을 선포한다"며 금지 시점을 한 · 미 '키 리졸브' 연합훈련기간으로 한정했다.

북한군은 6일 열린 유엔 사령부와 북한군 간 장성급 회담에서 미군이 '키 리졸브'와 '독수리'한 · 미 합동군사연습 계획을 철회하지 않는 한 "미 오바마 행정부가 이전(조지 W 부시)행정부의 대북한 적대시 정책의 전철을 그대로 밟는 것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조치가 '키 리졸브' 연합훈련만을 의식한 것이 아닌,조평통의 북방한계선(NLL) 파기 발언 · 미사일 발사 위협 등 일련의 대남 압박수단 카드의 하나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는 훈련 종료 후에도 북한이 금지 조치를 유지할 것이라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양무진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는 "이번 조치는 북한의 '통미봉남' 조치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북한과 유엔사의 장성급회담,보즈워스 대사의 방북 여부 등 여러 변수가 있지만 이번 조치를 미사일 발사에 이은 한반도 긴장용 카드로 계속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 · 미 '키 리졸브' 훈련이란

'키 리졸브(Key Resolve)'는 9일부터 20일까지 한반도 전역에서 실시되는 작전숙달 훈련이다. 1994년부터 한 · 미연합 훈련형태로 매년 실시되고 있다. 훈련의 시나리오는 적의 침공으로 위기에 처한 남한에 동맹군인 미군이 급파돼 한국군과 공동으로 대대적인 반격전을 전개한다는 것이다.

구동회/김태철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