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를 찔린 민주당은 격앙된 분위기다. 직권상정 직후 문화방송통신위 회의장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연 민주당은 "추가 날치기 시도를 막겠다"며 사실상 문방위 회의장에 대한 점거를 재개했다.

이날 의총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분노를 쏟아냈다. 정세균 대표는 "단호하게 언론악법 날치기에 맞서겠다"면서 "앞으로 국회가 제대로 안 되는 모든 책임은 한나라당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석현 의원은 "맨몸으로 막가는 투쟁을 해서라도 추가 날치기를 막아야 한다. 국회의장이 날치기하려고 하면 무슨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막아야 한다는 결의를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의총에서는 한때 상임위 전면 보이콧 주장도 나왔으나 한나라당의 날치기를 방치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반론에 부딪쳐 상임위 보이콧은 하지 않기로 했다. 반면 다른 쟁점 법안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심의나 양보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문학진 외교통상위 간사는 "한나라당에서 내일 아침에 만나 한 · 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을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처리하자고 연락 왔는데 그렇게 하기가 힘들 것 같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출자총액제한제 폐지를 비롯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 분리) 완화 등 다른 쟁점의 2월 임시국회 내 처리 전망은 어두워지는 분위기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