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으로 2~3주.내부 정치적으로는 3~4월 가능

북한이 24일 인공위성인 `광명성 2호' 발사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북한은 이날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 명의 담화에서 "현재 시험통신위성 `광명성2호'를 운반로켓 `은하2호'로 쏘아올리기 위한 준비사업이 함경북도 화대군에 있는 동해 위성발사장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른바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겠다는 말로 포장됐지만 사실상 화대군 무수단리 발사장에서 준비중인 장거리 미사일인 대포동 2호를 쏘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북한은 이미 이달 초 무수단리에서 대포동 2호 발사 움직임이 한.미 정보당국에 포착된 이후인 7일 "평화적인 우주이용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노동신문) "우리나라에서 무엇이 날아올라갈 지 두고 보면 알 것"(조선중앙통신)이라며 미사일 발사를 시사해왔다.

북한으로서는 인공위성을 쏘아올려 말 그대로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우주이용권'을 누리겠다는 주장을 한 것이지만, 위성과 핵탄두의 운반 수단이 유사한 원리로 작동된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는 사실상 한반도 평화에 위협을 주는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로 받아들이고 있다.

북한은 1998년에도 장거리 미사일인 대포동 1호를 발사하면서 인공위성 `광명성 1호'라고 주장했지만 정보당국은 이를 연막에 불과한 것으로 규정한 바 있다.

북한이 `광명성 2호' 발사를 천명한 만큼 이제 관심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쏠거냐 말거냐가 아니라 언제 발사할 것인가로 쏠리고 있다.

특히 미 국무부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위반"이라는 경고 직후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시사했다는 점에서 북한의 언급은 `허언'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군 당국은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장에 세워져 있는 발사대에 아직 미사일이 장착되지 않는 등 `임박'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발사장으로 위장된 설비와 장비들이 속속 이동하고 있고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과 차량의 모습이 위성에 지속적으로 포착되는 등 발사 준비는 착착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따진다면 대포동 2호에 대한 조립을 완료하고 수직 발사대에 세운 뒤 탄두(北은 광명성2호로 주장)를 장착하고 액체연료를 주입하는데 2~3주 가량은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단계인 연료주입에는 5~7일이 소요된다.

주입한 연료를 다시 빼내는 것은 폭발 위험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연료 주입 단계에 돌입하는 것은 사실상 발사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이 이날 `광명성 2호'를 발사하겠다고 천명한 것으로 볼 때 사실상 모든 기초 준비는 완료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따라서 3월 초.중순이 되면 발사 버튼을 누를 수 있는 모든 준비가 완료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상희 국방장관도 지난 18일 국회에서 "빠르면 2~3주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3월 둘째 주 발사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세계적인 군사컨설팅 업체인 제인스 그룹이 발행하는 군사전문지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는 지난 20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이달 말 발사 준비 완료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대내 결속을 다지면서도 대외적인 메시지도 극대화할 수 있는 특정계기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3월8일)와 그로부터 한달 뒤의 첫 전체회의를 즈음해 발사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북한은 1998년에도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 한달 뒤 열린 전체회의의 일주일 가량 전에 자칭 `광명성 1호'를 발사한 바 있다.

특히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로 3남인 정운이 본격 거론되고 있고, 정남 자신이 이번 대의원 선거에 나선 점 등을 감안하면 미사일 발사가 후계 구도와 맞물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나 전체회의를 전후해 후계구도를 공식화하는 동시에 미사일 발사로 '자축'하려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인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