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1년을 지낸 이명박 정부는 결국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이에 대해 국민들은 '잘 모르겠다'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1년을 지켜본 결과 이명박 정부가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67.3%가 '확신이 서지 않는다'거나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은 16.4%였고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은 16.3%에 그쳤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이 대통령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던 서울에서도 실패할 것이라는 의견이 17.8%로 성공할 것이라는 응답 13.7%보다 많았다. 집권 여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대구 · 경북 응답자 중에서도 성공(15.9%)보다 실패(21.1%)를 점치는 의견이 우세했다. 또 현 정부가 각종 현안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고 정책의 우선순위를 잘 판단하지 못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국민의 공감을 얻는데 실패하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정부가 문제점에 대한 대응책을 시의적절하게 결정하고 있다'고 보는 응답자는 7.0%에 불과했고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46.4%를 기록했다. 또 45.5%는 정책의 우선순위를 잘 정하지 못한다고 답했고 일선 공무원조차 정책에 공감하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이 48.4%에 달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진동수 금융위원장 등 최근 새롭게 구성된 경제팀에 대한 평가에서도 유보적인 입장이 많았다. '새 경제팀을 얼마나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전체의 62.5%가 '아직 모르겠다'고 답했고 '신뢰한다'는 응답은 19.1%,'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8.4%였다. 윤 장관 등이 취임과 동시에 서민경제 현장을 누비고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그 성과에 대해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는 판단으로 해석할 수 있다.

조임출 중앙리서치 사장은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낮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나타났다"며 "국민의 신뢰를 얻으려면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리더십과 뚜렷한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