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9일 "당장의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기본과 원칙을 붙잡고 뚜벅뚜벅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8차 라디오 연설을 통해 "살다가 어렵고 복잡한 일을 만나면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눈앞의 현상에 집착하지 말고 원칙을 지키라는 말일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원칙론'을 적용할 대상으로 대북 문제와 경제 운용,용산 사고를 구체적으로 지목했다. 인기영합적 국정운영으로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는 데 급급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대북 문제와 관련,"북한의 잇단 위협에 불안해 하는 분들도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남북관계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흔들리지 않는 분명한 원칙"이라며 "정부는 언제라도 북한과 마주 앉아 모든 문제를 풀 준비가 돼 있으나 결코 무리하게 서두르지는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와 같이 북한의 눈치를 살피면서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하다가 끝이 잘못되는 것보다 시작은 조금 어렵더라도 제대로 출발해 결과를 좋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서로를 존중하며 대등하게 대화하고 문제가 생긴 부분에 대해선 재발방지 대책을 확실하게 세우고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위협에 마냥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새 정부의 '친(親)기업'논란에 대해선 '친재벌'이나 '반(反)노동'이 아니라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기업활동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나는 친기업주의자이기 이전에 친시장주의자이고,친시장주의자 이전에 친고용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며 "친기업은 결국 기업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원하는 근로자들을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2차대전 위기에서 영국을 구한 처칠과 미사일 위기 때 단호한 입장으로 소련의 야심을 막아낸 케네디,불굴의 의지로 영국병을 고쳐낸 대처와 같이 역사적으로 큰 업적을 남긴 지도자들은 어떤 경우에도 원칙을 놓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