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핵장치 폭발실험' 공식입장과 달라
美 '북한 핵무기보유' 기정사실화 정책선회 주목


리언 파네타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가 5일 북한이 지난 2006년 `핵무기(nuclear weapon)를 폭발시켰다'며 북한의 핵무기 폭발실험을 공식 인정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지난 2006년 10월9일 북한이 실시한 `핵실험'은 핵무기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핵장치(nuclear device) 폭발실험'으로 규정하고,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선언해왔다.

하지만 파네타 지명자의 이 같은 언급은 지금까지 미국 정부의 입장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것이다.

또 최근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와 국방부 산하 합동군사령부(JFC)의 보고서에서 북한을 `핵무기보유국'으로 언급하고,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즈' 기고문에서 북한이 이미 여러개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밝힌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 발언은 미국이 국가전략 및 외교정책목적상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공식 인정하지는 않더라도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객관적 사실로 받아들이고 이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해석돼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파네타 지명자는 이날 상원 정보위 인사청문회에 출석, 서면자료를 통해 "북한이 지난 2006년 핵무기를 폭발시켰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06년 10월 북한이 실험한 것이 단순한 `핵장치'가 아니라 `핵무기(nuclear weapon)'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파네타 지명자는 그러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핵능력을 일단, 혹은 영원히 포기할 준비를 하고 있는 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파네타 지명자는 북한을 아프가니스탄, 이란 등과 함께 미국의 철저한 정보활동이 필요한 `중요한 지역'으로 꼽았다.

파네타 지명자의 이날 발언은 지금까지 북한의 핵능력에 대한 한국정부의 평가와도 다른 것이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북한의 핵무기 보유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북한은 수 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을 플루토늄을 확보하고 있다거나 핵무기 1~2개를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는 식으로 언급해왔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이 북핵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선 한미 양국간 북한의 핵능력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공유가 우선돼야 하고 이를 토대로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북핵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