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률 전 청장의 사퇴 이후 단행된 국세청 인사를 둘러싸고 뒷소문이 무성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21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20일 발표된 국세청 주요 국.과장 및 일선세무서장 인사에서 서울지방국세청 A 국장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가 내려졌다.

A 국장은 그동안 본인의 극구 부인에도 불구하고 한상률 전 청장의 '그림 로비' 의혹과 연관됐다는 루머가 국세청 내부에 전해져 왔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교육파견을 위한 대기발령 조치"라고 설명했다.

A 국장은 미국 국세청(IRS) 파견이 예정된 상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청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허병익 국세청 차장이 지난 19일 '그림 로비' 의혹과 관련해 "물의 야기자에 대해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A 국장에 대해 인사조치를 취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전 청장을 또 다른 구설수에 오르게 했던 '연말 골프' 사건과 관련된 이들도 이번 인사에서 사실상 좌천됐다.

국세청은 경주 골프 파문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서울청 조사4국 B 과장을 그동안 주로 초임 세무서장들이 임명되던 영월세무서장에 발령냈다.

C 세무서장은 자신과 연고가 전혀 없는 대전지방국세청 홍성세무서장으로, D 세무서장 역시 연고가 없는 상주세무서장으로 각각 전보됐다.

인사 보도자료 배포와 관련해서도 해프닝이 발생했다.

20일 오후 인사자료를 뿌렸던 국세청은 이날 오후 10시쯤 "오타가 났다"며 포항세무서장과 김천세무서장의 이름을 수정한 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21일 오전 "오류정정을 취소한다.

당초 배포자료대로 보도해 달라"고 재공지했다.

국세청은 "실무자의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국세청 내부에서는 '이미 인사가 인터넷 등을 통해 공표된 상황에서 다시 수정하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며 원안대로 실시토록 윗선에서 지시했다는 후문이 돌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pdhis9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