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기획재정부 장관에 윤증현 전 금융감독위원장을 내정하는 등 중폭의 개각(改閣)을 단행했다. 이번 개각의 의미는 무엇보다 경제팀의 개편에 있다. 그만큼 경제위기를 조기에 극복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가 차기 경제팀에 주어졌다고 볼 수 있다.

시장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개각의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해소된데다 새 정부 출범 후 불거졌던 부처간 정책 혼선도 정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은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현 경제팀이 여러 이유로 시장과의 소통이나 신뢰확보 측면에서 적지 않은 문제점이 있었던 게 사실이고 보면 이런 반응은 다행스럽다.

우리는 차기 경제팀이 이런 기대에 걸맞게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 지금 밖에서는 제2차 금융위기설이 나돌 정도로 여전히 불안하고, 안으로는 실물경제가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수출과 내수가 예상을 뛰어넘어 하강곡선을 그리면서 올해 경제성장 전망 자체가 어려운 지경이다. 그 어느 때보다 경제팀이 서로 조율하면서 최적의 정책조합을 동원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리더십을 바탕으로 새 경제팀이 풀어가야 할 과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실물경제 침체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 안정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자금흐름의 장애요인을 해소하는 노력도 시급하다. 한은이 금리를 내려도 실물부문으로 돈이 흘러들어가지 않는다면 소용없는 일이다. 자본확충이 됐건, 구조조정이 됐건 걸림돌이 있다면 그것부터 신속히 제거하고 볼 일이다.

일자리 대책도 중요하다. 지난 12월 고용동향에서 취업자수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고용사정이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이를 방치할 경우 경기하강은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재정확대책의 조기집행을 서두르는 동시에 특단의 일자리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와 함께 성장잠재력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 말아야 한다. 공기업 개혁, 금산분리나 출자총액 규제 등과 같은 기업규제 혁파, 한 · 미 FTA 매듭 등도 차기 경제팀의 몫이다. 이번 개각이 여러모로 경제회복을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轉換點)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