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3일 "그동안 한국과 이슬람권이 건설과 무역 등 실물경제를 중심으로 교류가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금융 부문의 교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이슬람 금융 세미나'에서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이번 세미나가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 금융거래도 본격적으로 이뤄져 양쪽 모두의 경제 발전과 새로운 도약에 하나의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오늘날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전대미문의 금융위기는 금융감독이 느슨해진 가운데 금융과 실물 부문의 괴리가 커지면서 금융에 거품이 생긴 결과"라며 "그런 측면에서 이슬람 율법에 따라 실물경제에 대한 금융의 책임을 중시하는 이슬람 금융은 앞으로 논의될 국제금융질서의 개편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도 기조연설을 통해 실물거래가 수반되는 경우에만 금융거래를 허용하는 이슬람 금융이 국제금융시스템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김 원장은 "최근 영국과 싱가포르, 일본, 중국 등 비이슬람 국가들도 이슬람 금융을 도입했거나 도입을 추진중"이라며 "이슬람 금융거래에 대한 국제적 감독기준과 회계기준의 제정 등 표준화 및 국제화 작업이 진전되고 있어 머지않은 장래에 이슬람금융이 새로운 국제금융질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원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오일머니에 기반한 이슬람권의 경제규모 및 유동성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면서 "국내 기업들은 이슬람금융 활용경험이 매우 일천한 점을 감안해 이슬람금융 활용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파아트 아흐메드 압델 카림 이슬람금융서비스위원회(IFSB) 사무총장은 "금융시장의 안정은 단순히 건전성 감독기준을 효과적으로 적용하는 것만으로는 달성될 수 없다"며 "체계적인 유동성 관리시스템, 법규 및 정부 인프라, 금융안전망과 같은 이슬람금융의 핵심인프라를 병행 발전시켜야 달성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IFSB는 이슬람금융 관련 규제와 감독을 주목적으로 설립된 국제기구로 34개국 178개 기관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으며 금융위와 금감원은 작년 8월 옵서버 자격으로 가입했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IFSB가 공동 주최한 이날 세미나에는 국내외 금융회사, 이슬람권 주한 대사관, 학계 등에서 300여 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김호준 기자 kms1234@yna.co.kr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