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벌써 네번째 만남…초청하면 기꺼이"
양국 정상 청와대 만찬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 일본 총리는 11일 청와대에서 양국 경제인들을 공동으로 접견하고 만찬을 갖는 것으로 올해 정상외교의 첫 단추를 뀄다. 이날 간담회와 만찬은 시종 '경제 협력'이 화두가 됐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양국 정상과 경제인들은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한 '파트너'로서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비롯 다방면에 걸쳐 협력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특히 두 정상은 양국 경제인과 함께 하는 골프 라운딩을 약속하는 등 친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FTA 포함,실질 협력을"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일본 경제인들에게 "날씨가 추워 감기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이어 "세계적으로 역내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며 "그래서 양국이 FTA 문제를 포함해 가능한 것부터 긍정적인 검토를 넘어 실질적으로 협력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재계 지도자들이 매우 바쁜데도 지난해 10월에 만나고 또 봐서 반갑기 짝이 없다. 3개월에 한번이 아니라 매달 와도 환영하고 만나도록 하겠다"고 환대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내가 대통령이 된 이후 골프도 못 쳤고,아소 총리도 각료가 된 이후 못 쳤다고 하는데 이 자리에 참석한 재계 인사들과 같이 치면 누가 시비할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게) 실질적 협력을 위한 가슴을 여는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제주도 같은 곳에서 골프라도 치며 5~6시간 동안 얘기를 나누면 양 정상이 더 가까워져 경제분야 등 실질적인 협력을 논의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는 차원에서 제의한 것"이라고 전했다.

아소 총리는 "이 대통령이 지난해 후쿠오카에서 방한 초청을 할 때 '경제계 관계자들과 동행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해서 경제계에 부탁했다"며 "갑작스러운 제의에도 많은 이들이 동행한 것은 일본 경제계가 한국을 굉장히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소 총리는 "양국이 손을 잡고 신흥국을 지원해야 하며 국제 공헌도 해야 할 것"이라며 "이 문제는 10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과거 직시하며 미래로

이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조선 후기 최대 지성인 다산 정약용은 당시의 편견과 명분론에서 벗어나 일본을 보고 배우려 했고,일본 유학자 사토 나오카타 역시 동아시아의 지적 보편성을 강력히 추구했다"며 "이들은 시대를 앞서간 선각자로서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이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 관계의 대전환기를 맞아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협력해야 하며 과거를 직시하면서 미래를 보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과거보다 미래에 방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아소 총리는 답사에서 "이 대통령과 지난해 9월 이후 네 번 만났는데 그때 대통령은 일 · 한 관계에 대해 거리적,심정적으로 가깝다고 말했으며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골프 제안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초청을 받으면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간담회와 만찬에는 한국 측에서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비롯한 경제4단체장과 정몽구 현대 · 기아차 회장 등 재계 인사 20명이,일본 측에선 미타라이 후지오 게이단렌 회장(캐논 회장) 등 19명이 함께 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