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에서 내부 직원 12명이 가담한 밀출국 사건에 한국 유학생 3명이 연루돼 있다고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경화시보(京華時報)가 9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들 3명의 한국 유학생들은 2007년 3월21일 중국 브로커들의 중개로 자신의 이름으로 예약된 비행기표를 공항에서 산 뒤 출국이 불가능한 중국인들에게 자신의 명의를 빌려줌으로써 밀출국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들은 밀출국 사건에 가담한 대가로 1인당 1만위안 정도의 수고비를 받았다면서 보석으로 풀려난 뒤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한 뒤 확인 결과 이들은 브로커들의 끈질긴 설득과 호기심을 못 이기고 사건에 연루됐다"면서 "중국에 머물면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주중대사관은 사건이 발생한 직후인 2007년 5월 홈페이지에 공지문을 올려 유학생과 교민 중국 여행자 등을 상대로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대사관은 공지문에서 "중국 범죄조직이 한국 유학생에게 단순 아르바이트라고 속여 3천~4천위안을 주고 여권 앞면 복사본과 명의를 도용해 비행기표를 발급받아 중국인 등을 제3국으로 불법 밀입국시키는 범죄행위를 하고 있다"며 "한국 유학생들이 이에 연루돼 검거된 사례가 있으니 여행자들과 해외 체류자들은 여행국의 법과 관행을 준수하고 범죄 집단과의 연루 오해를 피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경화시보는 이번 사건에는 중국 항공사 직원과 공항 경비원 등 12명의 내부 직원이 브로커의 불법 행위를 묵인하는 등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이들은 2007년부터 2년간 출국할 수 없는 13명을 불법적으로 출국시켰다고 전했다.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