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재오 전 의원이 오는 3월초 귀국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내 분위기가 술렁거리고 있다.

당장 친박(친박근혜) 진영이 긴장하는 분위기다.

`오고 말고는 본인이 결정할 문제'라며 표정관리를 하고는 있지만, 이 전 의원 귀국과 함께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계파 갈등이 전면으로 등장할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특히 4월 재.보선을 시작으로 내년 5월 지방선거와 전당대회까지 이어지는 정치일정상 이 전 의원 귀국을 기점으로 계파 갈등이 고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친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이 이미 "지금 완전히 무장해제하고 있는데 (이 전 의원이) 들어온다면 이쪽을 또 치려고 할 테니까, `또 전쟁이 시작되는구나' 신발끈을 동여매고 준비를 해야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복잡하게 갈려있는 친이(친이명박)계도 이 전 의원 귀국이 달갑지만은 않다.

일단 계파 구심으로서 이 전 의원의 위치가 분명하기도 하지만, 그의 복귀로 잠재된 분열이 파열할 경우 통합의 차원에서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상득-정두언-이재오' 복잡한 3파전 양상을 보였던 주류 내부 권력투쟁이 다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전 의원 귀국이 여론동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도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단 이 전 의원측은 "이제는 때가 된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현경병 의원은 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아직 3월초 귀국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일정의 흐름을 잡다보면 2월에도 귀국이 어려운 상황"이람 "이제는 뭐 오실 때가 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현 의원은 "이 전 의원이 귀국한다고 해서 당내가 특별히 시끄러울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본인이 여러가지 생각이 있겠지만 당분간은 움직이고 행동할 국면은 아니지 않느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당내에선 그러나 벌써부터 우려가 제기된다.

권영세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오고 싶으면 언제든지 오는 것이고 별 관심도 없다"면서 "어쨌든 일방적이고 통합을 해치는 행동의 가능성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무성 의원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전 의원이 귀국하면 본인이 조용히 있고 싶어도 당연히 시끄러워질 수 밖에 없다"며 "그러나 귀국 여부는 본인이 판단할 문제기 때문에 우리가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 친박 중진도 "이 전 의원은 자기 계산에 안맞으면 언제든지 표변할 수 있는 사람이고, 친박과 갈등 뿐 아니라 주류 내부에서도 심각한 분열이 일어날 것"이라며 "4월 재.보선을 시작으로 내년 지방선거와 전당대회를 정점으로 결국은 전면적인 계파갈등이 벌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친이 소장파는 "이 전 의원 귀국이 당내 상존하는 분열의 변수들을 자극해서는 곤란하다.

여권전체에 큰 부담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그러나 본인이 정치적 욕심을 갖고 이른바 `이재오계' 수장으로 활동한다면 당내 분란의 진원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