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상속 95회 기록..전년 대비 경제시찰 늘어
장성택 수행 하반기 부쩍 늘어..수행 인물 34명 등장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총 95회의 외부활동을 벌인 것으로 집계돼 '건강이상설' 속에서도 2007년 86회, 2006년 99회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그는 2000년대 들어 매년 90∼120회 공개활동을 해왔다.

그는 뇌혈관 질환으로 쓰러진 것으로 알려진 지난해 8월 중순 이후 50여일간 두문불출했으나 건강이 상당히 회복된 11월부터 비교적 활발하게 시찰.관람 등의 외부활동을 재개했다.

이에 따라 그의 지난해 공개활동은 상반기 49회, 하반기 46회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언론매체의 보도를 기준으로 연합뉴스가 집계한 결과, 김 위원장의 지난해 공개활동은 군부대 시찰 및 군관련 행사 참석이 51회로 54%를 차지하고, 경제분야 현지지도 27회(28%), 공연관람 등 기타활동 12회(13%), 외빈 면답 등 대외활동 5회(5%) 순이다.

월별로는 5월이 20회로 가장 많고 8월 14회, 12월 13회, 7월 9회, 1월과 11월 각 8회, 4월 7회, 2월과 10월 각 2회, 3월 1회 순이며, 9월엔 외부활동 보도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9월과 10월이 저조한 것은 김 위원장이 8월14일 군부대 시찰 보도 이후엔 정권수립 60주년(9.9) 기념행사에조차 불참할 정도로 건강에 이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공개활동의 특징은 경제분야가 2007년 19회였던 데 비해 증가한 반면 외빈면담 등 대외활동이 2007년 12회에서 크게 줄어든 점이다.

대외활동으로는 평양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6.18),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1.30)을 만나고 류샤오밍(劉曉明) 중국 대사의 `요청'에 따라 3월1일 평양주재 중국 대사관을 방문하고 러시아 무용단과 민속합창단 공연을 관람한 것이 전부다.

전체적으로 대외활동이 저조한 것은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11월 이후 엔 다시 지방나들이도 나서는 등 활동반경을 넓혀 나가고 횟수도 증가했지만, 북한 당국이 정지사진만 공개하고 있을 뿐 동영상은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고, 그를 만난 외부 인사도 없으며 사진을 보더라도 여전히 왼손이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북한 언론에 보도된 김 위원장 공개활동의 수행인물로는 총 34명이 등장했다.

현철해 총정치국 상무부국장이 52회로 가장 많고, 리명수 국방위원회 행정국장 46회, 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국장 11회, 김명국 총참모부 작전국장 10회, 김격식 군총참모장 9회 등으로 군부인물의 수행비중이 높아 '선군정치'를 반영했다.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은 3회, 정태근 총정치국 선전담당 부국장은 1회에 그쳤다.

노동당에선 김기남 비서가 21회로 단연 많고, 김 위원장의 매제 장성택 행정부장 14회, 박남기 계획재정부장 11회, 리재일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과 리제강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각 9회,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8회, 주규창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7회 등이다.

리용철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과 최태복 비서는 각 4회, 김중린 비서 2회이며, 지방 시찰의 영향으로 박도춘 자강도당 책임비서 11회, 김평해 평북도당 책임비서 5회를 기록했다.

특히 리재일, 리제강 제1부부장은 상반기엔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다가 하반기에 자주 수행했으며, 장성택 부장도 상반기엔 4회에 머물렀으나 하반기에 10회, 주규창 제1부부장도 상반기 1회였다가 연말 들어 6회를 기록, 눈길을 끈다.

내각에서는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8회로 가장 많고 김영일 외무성 부상 1회이다.

2007년 8회 수행했던 김영일 총리와 1∼2차례 수행하던 부총리는 한차례도 없다.

이외에 차승수 조선중앙방송위원장이 연말에 3회, 김경옥 제1부부장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인물로 마지막 공개활동인 국립교향악단 공연(12.28) 관람에 수행해 관심을 끌었다.

한편,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3일 김 위원장의 1년간 현지지도를 되돌아보는 기사에서 상반기 활동 위주로 다루고 김 위원장이 건강이상으로 장기간 외부 공개활동을 하지 않은 하반기 활동에 대해선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김두환 기자 d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