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인사청문특위 구성 거부..野 "청와대 책임"
여야 냉각기 공감..주내 타결 가능성 배제못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31일 원내대표 회담을 갖고 18대 국회 원구성을 위한 막판 협상에 착수, 한때 타결 일보 직전까지 갔으나 장관 인사청문회 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4시간 가량 회담을 갖고 원구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부분 합의했으나, 장관 인사청문 특위 구성을 놓고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지난 5월30일 임기가 시작된 18대 국회는 국회 정상화에 대한 국민 여론에도 불구하고 두달이 넘도록 파행을 이어갈 전망이다.

양당은 교육과학기술부, 농림수산식품부,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 특위 구성에는 어느정도 의견을 모았으나, 청와대측이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혀옴에 따라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국회 인사청문회가 법정 기한(지난 30일)내 개최되지 못하자 청와대는 야당의 `특위를 통한 인사청문 요청'에도 불구하고 이날 국회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송부해줄 것을 공식 요청하며 사실상 야당의 요구를 거절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협상 결렬 후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가 `법에 없는 정치적 타협을 하게 되면 앞으로 많은 문제점이 생긴다'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인사청문 문제는 당사자가 청와대로, 여야 마음대로 협상을 할 수 없으며 당사자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서갑원 원내 수석부대표는 브리핑을 통해 "양당이 특위를 구성해 8일 청문회를 실시키로 합의했으나, 한나라당과 청와대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결국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결렬됐다"고 소개하고 "책임은 청와대에 있으며, 청문회를 하지 않겠다는 시나리오"라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원구성 협상 결렬과 함께 장관 인사청문회도 사실상 무산됐다.

양당은 장관 인사청문회를 둘러싼 이견으로 최종 결론에 이르기 앞서 총 18개 상임위원장 직을 `한나라당 12개, 민주당 6개'로 배분하는 것을 골자로 한 원구성에 대부분 합의했다.

양당에 따르면 한나라당은 국회운영위, 기획재정위, 정무위, 통외통위, 국방위, 행정안전위, 문화체육관광위, 보건복지위, 국토해양위, 정보위, 예결특위, 윤리특위 등 12개 상임위의 위원장직을 갖기로 했다.

민주당은 원구성 협상의 최대 쟁점 가운데 하나였던 법사위를 비롯해 교육과학기술위, 농림수산식품위, 지식경제위, 환경노동위, 여성노동위 등에서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단행된 정부조직개편에 맞춰 기존 상임위중 과학기술정보통신위가 폐지됐으며, 원구성 협상시 쟁점이 됐던 방송통신위의 소관 상임위 문제는 문화체육관광위가 담당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또한 민주당은 예결특위를 예산특위와 결산특위의 분리할 것을 주장해왔으나, 기존 예결특위를 유지키로 사실상 합의했다.

다만 협상 결렬 선언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이날 회담에서 장관 인사청문특위 구성을 위한 본회의를 8월1일 오후 2시에 개최키로 한 만큼 이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고, 한나라당은 이날 마련한 합의안 초안이 유효하다고 밝혀 금주내 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 원내대표는 "원혜영 원내대표가 만나줄 때까지 냉각기를 좀 가져야 할 것 같다"며 "하지만 오늘 합의한 것은 기본 텍스트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조정식 원내 대변인은 "인사청문 특위를 처리키로 한 내일(8월1일) 오후 2시까지 기다려 보되, 이때까지 처리가 되지 않으면 오늘 협상이 최종 파기된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맑혔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