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ㆍ3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나라당 당권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의 마음,즉 박심(朴心)의 향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06년 전당대회 당시 강재섭 대표가 '박심'을 등에 업고 이재오 전 최고위원을 누를 수 있었던 것처럼 이번 전대에서도 '박심'이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특히 현재까지 독보적 1위가 없는 상황에서 친박 의원들의 협조는 '천군만마'가 될 수 있다.

◆막오른 당권레이스

그동안 미국산 쇠고기 파동에 대한 부담으로 당권경쟁에 나서지 못했던 주자들이 속속 출마 의사를 밝힘에 따라 한나라당은 전당대회 체제로 들어갔다.

지난 11일 원외인 김경안 전북도당위원장에 이어 15일에는 재선의 진영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박희태 전 의원과 정몽준 최고위원도 이번 주 안에 출마를 공식 선언할 전망이다.

박 전 의원은 김효재 의원이,정 최고위원은 안효대 의원과 신영수 의원이 우군을 자처하고 있다.

양측은 일찌감치 국회 맞은편 대하빌딩 4층에 나란히 캠프 사무실을 차렸다.

여기에 친 이재오계를 대표하는 공성진 의원은 17일 선대위 발대식을 가질 예정이고,박 전 대표와 친분을 과시하는 김성조 의원도 조만간 출마를 공식 선언할 전망이다.

유일한 여성출마자로 재선인 박순자 의원(안산 단원을)은 당헌당규의 '여성 최고위원 한 명 자동진출' 규정에 따라 사실상 최고위원으로 당선이 확정된 상태다.

◆친박계 표심은 어디로

일단 정통 친박계로 분류되는 인사는 아무도 전대에 출마하지 않을 전망이다.

박근혜 전 대표뿐 아니라 친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도 "당밖 친박 인사들의 일괄 복당을 허용하면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것.이 원칙이 당내 친박 의원들에게도 확대 적용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내부 측근인 허태열 의원은 박 전 대표에게 출마 의사를 타진했지만 박 전 대표가 부정적 입장을 밝혀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양강 구도 중 친박계의 거부감이 덜한 박희태 전 의원 쪽으로 친박 의원들의 표가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친이계와 친박계를 아우르며 여권 내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관리형 대표라는 점에서다.

이런 가운데 박 전 대표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성조 의원과 진영 의원에게 얼마나 '박심'이 쏠릴지 여부도 관심사다.

진 의원은 15일 출마선언 후 기자간담회에서 "박 전 대표에게 출마 의사를 밝혔는데 반대하지 않는 분위기였다"며 암묵적 지지를 받고 있음을 내비쳤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당권 선거는 1인2표제로 치러지는 만큼 김성조 의원과 진영 의원에게 한 표씩 던지거나 박 전 부의장이 위험하다 싶으면 도와주는 형태로 표가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