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진심담긴 수습안 마련"
민주 "장관.수석교체는 미봉책"

쇠고기 정국이 1일 야당의 장외투쟁 착수로 더욱 경색되고 있다.

통합민주당은 이날 서울 명동에서 당 지도부가 총 출동한 가운데 `장관 고시 무효화 규탄대회'를 열고 부산, 광주.전남, 인천, 충청 등으로 예정된 장외투쟁 일정에 착수했다.

반면 여권은 장관과 청와대 수석 등 최소 4∼5명의 교체 방안을 포함한 민심수습을 위한 국정쇄신안 검토에 나섰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좌절과 실망이 분노로 치닫고 있다"면서 "10만명이 넘었다고 보도된 어제 촛불집회는 쇠고기 재협상을 넘어 이 정부에 대한 불신을 그대로 표현한 것으로, 제1 야당으로서 이런 사태를 그냥 두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차 영 대변인은 "현 정부가 장관 몇 명을 경질하는 것으로 국민에게 용서받겠다는 것은 착각"이라면서 "고시 철회와 재협상, 내각 총사퇴만이 국정 쇄신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자유선진당도 이회창 총재 주재의 쇠고기재협상특위 회의를 소집, 즉각적 재협상과 내각 총사퇴, 대정치회담을 거듭 촉구했고,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나흘째 단식 농성을 이어갔다.

민주당은 이날 새벽까지 계속된 촛불집회에서 `폭력 진압'이 있었다며 한승수 국무총리에 대한 항의 등을 추진키로 했고, 진보신당은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과 어청수 경찰청장의 해임을 요구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야당의 장외투쟁을 비판하면서 국회 복귀를 촉구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국회의원이 국회를 떠난다면 임무를 포기하는 직무유기 행위"라면서 "민주당은 본분을 자각하고 국회로 돌아오라"고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민심 수습을 위해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포함한 내각과 청와대 진용의 일부 경질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청와대에 직.간접적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은 그동안의 업무 성과를 토대로 장관과 청와대 수석 가운데 최소 4-5명을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변인은 "국민의 목소리를 겸허히 듣겠다"면서 "정부와 한나라당은 국민 여러분의 걱정을 하루라도 빨리 덜어드리기 위해 진심이 담긴 수습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국민이 성 났을 때는 항복을 해야 한다"면서 "져야 하지, 한 판 붙으려고 이기려고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2일 의원총회를 열어 민심수습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과 강재섭 대표간의 정례회동은 이르면 2일 열릴 가능성도 있으나, 국정쇄신책 발표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 기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