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한나라당 대표 후보로 박희태 의원이 급부상하고 있다.

일찌감치 당권 도전을 선언한 정몽준 최고위원과 2파전이 예상된다.

박 의원의 부상은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화합형,관리형' 당 대표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대선후보 경선과 총선을 거치면서 심화된 당내 계파 간 갈등을 해소하는 게 시급한 데다 조각 인선과 추경예산,쇠고기 파동 등을 둘러싼 당·정 간 엇박자로 당 지지율이 50%대에서 30%대로 크게 떨어진 상태다.

당 안팎은 이런 상황에서 박 의원의 진가가 발휘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는 5선의 정치적 경륜을 갖춘 중진이자 친박계의 거부감도 상대적으로 적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 캠프의 의사결정기구였던 6인회 멤버이기도 해서 청와대와의 원활한 소통자로서도 최적임이라는 시각이다.

박 의원은 8일 당외 친박 당선자 복당문제에 대해 "최고위원 회의에서 하루속히 결정해야 한다"면서 당내 화합에 대한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또 "우리 당의 당면 문제는 당내 화합"이라며 "대통령 경선과 총선 공천 등으로 갈라진 당심을 합쳐야 한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물론 친이 주류 내부에서는 박희태 대세론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원내 153석의 거대 여당을 공천에서 탈락한 원외 대표가 끌고 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논리다.

고령이고 옛 민정계 출신인 점은 시대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반면 정 최고위원은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차기대권을 꿈꾸는 '차기형'으로 주목받는다.

지난 총선에서 지역구를 서울로 옮긴 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을 꺾어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

당 대표 선호도 여론조사에서도 다른 후보에게 3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왔다.

다만 대표 경선이 대의원 표 70%,여론조사 30%로 치러지기 때문에 당내 기반이 아직 취약한 그로서는 당심을 잡는 게 관건이다.

이 같은 2파전 구도는 박근혜 전 대표가 출마할 경우에는 헝클어지게 된다.

원내대표 경쟁 구도는 홍준표-정의화 의원 대결로 압축됐다.

홍 의원의 정책위 의장 러닝메이트로는 임태희 의원이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 측은 정병국 원희룡 최경환 김기현 유승민 의원 등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홍열/이준혁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