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응 따라 행보 엇갈릴 듯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29일 친박 탈당 인사 복당 문제에 대해 당 최고위의 공식 논의를 거듭 요구했다.

나흘 전 기자간담회에서 복당 문제에 대한 당의 공식 논의를 요구했지만 사실상 자신의 요구가 거부되는 모양새가 연출되자 다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
이번에는 "공식 결론이 나면 그 결과가 어떻더라도 더 이상 요구하지 않겠다"는 배수진을 쳤다.

친이(친 이명박) 중심의 범주류가 장악하고 있는 최고위에서 복당 문제가 논의되더라도 통과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박 전 대표로서는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한 측근은 "이렇게 되면 당에서 논의를 안 할 수가 없을 것"이라면서 "가부간에 결론이 나면 박 전 대표는 그것으로 그냥 끝이라고 생각할 것이고, `나는 내 갈 길을 갈 것'이라는 아주 무서운 얘기를 말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박 전 대표의 요구에 대한 당 지도부의 대응 방향은 가늠하기 어렵다.

박 전 대표의 요구대로 공식 논의를 통해 ▲일괄복당 허용 ▲복당 거부 ▲선별복당 허용 ▲7월 전당대회까지 논의 유보 등의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아니면 박 전 대표의 요구를 무시한 채 복당논의 자체를 지금처럼 유보할 수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공식 결론이 나면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더 이상 요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라면 설사 복당 불가가 결정되더라도 더 이상 복당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말에는 다른 의미가 담겨 있다는 해석도 있다.

우선 복당이 불허되거나 논의가 유보될 경우 7월 전대 불출마 의사를 철회하고 직접 당권에 도전, 자신의 표현대로 잘못된 것을 바로 잡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 측근은 "아직 출마 가능성이 있다.

불출마로 단정짓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탈당 가능성까지 검토하고 `배수진'을 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박 전 대표의 언급에는 마지막 호소에 가까운 비장감이 들어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박 전 대표의 기류가 최근 심상치 않다는 얘기다.

하지만 한 핵심 측근은 "그건 아직 이른 얘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탈당 가능성은 아직 친박 내부에서도 그리 비중 있게 거론되지 않고 있다.

그런 일이 벌어질 경우 당내 친박 의원들이 얼마나 동참할지도 미지수다.

다만 자신이 했던 말에 책임을 지려는 모습을 보여왔던 박 전 대표가 `잘못된 공천을 바로 잡기 위한' 복당 논의가 무산되거나 거부될 경우 순순히 바라보고 있겠느냐는 분석이 더 많은 만큼 그의 향후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측근 의원은 "박 전 대표는 예스(Yes)든, 노(No)든 강 대표 개인이 아닌 공식적인 당의 입장을 달라는 것"이라면서 "`노'라는 답을 받을 경우 박 전 대표는 친이측이 파국을 원하는 것이라고 볼 것이고 이에 따라 박 전 대표와 MB(이명박 대통령)와의 관계는 돌이키기 힘든 국면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 김경희 기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