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2일 "18대 총선은 전례없는 승리였다.

이는 국민들이 '기왕에 책임진 거 일할 수 있도록 해보자'며 우리에게 부탁한 것"이라며 "다시 한번 국민에게 정말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청와대에서 열린 18대 한나라당 당선자 초청 만찬에서 "국민이 한나라당에 책임을 맡긴 만큼 이 중요한 시기에 한번 더 헌신적으로 국민의 소망을 들어줘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최근 당내 갈등을 겨냥, "(국민들은) '니들이 이런저런 소리를 자꾸 하느냐.국민 입장에서 얘기하라'고 주문하고 있다"며 "국민의 입장은 경제를 살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가 대통령이 된 이상 어느 당에도 정치적 경쟁자는 없다.

경쟁자가 있다면 여러 나라의 지도자들"이라며 "이제 힘을 합쳐야 한다"고 당의 단합을 주문했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도 내놨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만찬에 불참했다.

이 대통령은 또 "국민이 위기라는 것을 더 잘 안다"며 "최고의 인재가 노력을 덜하는 것보다는 부족한 사람이라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분발을 촉구했다.

이에 강재섭 대표는 "정말 일하는 정부라는 걸 오늘 깨달았다"며 "살면서 사랑이 깊어가는 관계처럼 당정관계를 갖고 가자"고 화답했다.

3시간 동안 진행된 만찬에선 일부 당선자들이 이 대통령에게 술을 권해 이 대통령은 소주폭탄주를 여러 잔 마셨다.

이 대통령은 "노태우 김영삼 정권 때도 만찬에 참석했는데 이렇게 감히 폭탄주를 권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조크를 던지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에 앞서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당선자 워크숍에서는 친박 당선자 복당문제,청와대 정무기능 강화 논란,서울 뉴타운 추가 건설 문제 등 최근의 논란거리가 도마에 올랐다.

친박 의원들은 간접적으로 '복당 허용'을 요구하며 지도부를 압박했다.

이정현 당선자는 "일류정치,선진정치에 부족한 점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바로잡는 정상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했고 유승민 의원은 "한나라당이 똑바로 잘할 수 있도록 제가 열심히 하겠다"며 지도부를 겨냥했다.

청와대 정무기능 강화도 쟁점이었다.

정두언 남경필 의원 등 주류 측 소장파 그룹은 "청와대 정무기능에 문제가 많으니 교체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고 권영세 사무총장 등은 "정부 출범 2개월 만에 (정무라인을) 교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