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후보가 27일 남북분단으로 끊긴 경의선 철도의 남쪽 마지막 기차역인 도라산 역에서 공식선거운동의 첫 발을 내딛으며 강행군에 들어간다.

한반도 평화시대 개막을 알리면서 `평화경제 대통령'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한편, 자신의 대(大) 한반도 철도 구상을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의 `한반도 운하 공약'과 대비시켜 이 후보와의 전선을 분명히 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는 셈이다.

정 후보는 한반도 철도 구상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문산역으로 이동, 문산에서 직접 열차를 타고 `중원'인 대전으로 내려가 `가족이 행복한 나라, 좋은 대통령'을 모토로 대규모 선거운동 출정식을 갖는다.

손학규(강원), 이해찬(부산), 김근태(광주) 등 각 지역에서 흩어져 선거운동을 벌이던 공동선대위원장단 등 당 관계자들도 같은 시각 대전으로 총집결할 예정이다.

정 후보는 저녁에는 다시 서울로 올라와 97년 대선 당시 김대중 후보의 대변인, 2002년 노무현 후보의 국민참여운동본부장 시절 지원 유세의 추억이 묻어 있는 서울 한복판 명동에서 유세를 갖는 것으로 첫날의 강행군을 마무리한다.

대전, 서울 유세는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는 유세차량의 LCD 전광판을 통해 위성 방식으로 생중계된다.

신당 선대위는 후보와 공동선대위원장용 5t 트럭과 지역별로 배치된 1t 트럭 등 총 270개 가량의 유세차량을 확보한 상태로, 이번 선거전을 `백병전'으로 치르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정 후보는 특히 가족행복 캠페인의 연장선상에서 이날 저녁 명동 유세를 시작으로 `안아 주세요' 캠페인에도 대대적으로 착수한다.

국민의 상처와 아픔을 끌어안고 포용과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겠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정 후보 등 선대위 관계자들은 유권자를 만날 때마다 서로 껴안는 포옹을 통해 스킨십을 과시한다는 복안이다.

신당 선대위는 이 같은 콘셉트에 맞춰 `안아주세요'라는 제목의 1분짜리 선거 로고송도 제작했다.

정 후보는 유세 이틀째인 28일에는 이번 대선 표심의 주요변수라 할 수 있는 수도권 30∼40대층을 타깃으로 정해 재래시장, 공단 등을 돌며 일자리.교육.주거.노후 등 4대 불안 해소 대책을 제시할 예정이다.

선대위 핵심 인사는 "지역적으로 아래에서 위로, 또는 위에서 아래로 등으로 획일적으로 이동하는 방식이 아닌 상하, 종횡을 숨가쁘게 움직이는 `꼭지점 유세'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며 "세부 동선에는 함구령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정 후보는 본인의 강점인 대중연설을 통해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10년'으로 규정하는 세력과 `위기극복의 10년'으로 규정하는 세력, 낡은 부패세력과 깨끗한 미래세력의 대결로 규정, 전통적 지지층의 재결집을 호소할 예정이다.

주요 후보 중 연령이 가장 낮은 점을 감안, 젊음과 역동성도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정 후보는 26일 오전과 오후 중앙선대위 전체회의와 전국 선대위원장 회의를 잇따라 열어 `BBK 의혹'과 관련, 검찰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촉구하는 한편 대역전의 발판을 다지자고 독려한다.

또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면담, 대한불교 종정협의회 간담회, 문화정책 간담회 참석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한편 오전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는 보좌진 협의회와 당직자협의회가 선거전의 `종자존'이 될 특별당비 각 2천만원과 5천만원 등 총 7천만원을 전달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