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 국정원 차장, 군수뇌부 교체 잇따라

1일 오후 단행될 통일, 외교, 국방장관과 국정원장 등 외교안보라인 개편에서 대부분 내부 출신이 기용될 것으로 보여 해당 부처별로 고위직들에 대한 후속 연쇄 승진 인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외교, 국방장관과 국정원장으로 유력한 송민순(宋旻淳) 청와대 안보실장, 김장수(金章洙) 육군참모총장, 김만복(金萬福) 국정원 1차장은 기수를 뛰어넘거나 조직 사상 첫 내부 출신 기용이라는 발탁 인사이기 때문에 이들 부처의 경우 과거 어느 때 보다도 후속 인사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부처의 차관이나 국정원 차장의 경우 조직의 쇄신을 위한 세대교체형 발탁 인사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대규모 승진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외무고시 9회인 송민순 안보실장의 장관 기용이 사실상 확정된 외교부의 경우 외시 선배인 유명환(柳明桓.7회) 제1차관과 이규형(李揆亨.8회) 제2차관의 교체는 불가피하며, 후속 인선 구도에 따라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千英宇.11회)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바뀔 수 있다.

외교부 본부 고위직의 경우 송 실장과 동기인 추규호(秋圭昊) 외교부 대변인과 윤병세(尹炳世) 차관보(10회), 심윤조(沈允肇.11회) 인천시자문대사나 김숙(金塾) 전 북미국장(12회), 박인국(朴仁國) 외정실장(12회) 등도 연쇄 인사의 영향권에 들어 있다.

차관급 인사 교체와 맞물려 라종일(羅鍾一)주일대사, 김하중(金夏中) 주중대사를 비롯, 오래 재임한 해외공관장의 교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김장수 육군참모총장의 국방부 장관 기용으로 군의 경우도 대장급 후속 인사가 불가피하다. 현직 육참총장이 곧바로 국방장관으로 발탁되는 것은 이례적으로 통상적인 인사 때에 비해 군 수뇌부 승진 인사폭이 넓어지게 된다.
이상희(李相憙) 합참의장도 물러날 것으로 보이며, 김 총장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육참총장 후보로는 권영기(權泳基.갑종 222기) 2군 사령관, 박흥렬(朴興烈.육사 28기) 참모차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어 김태영(육사 29기) 합참작전본부장, 백군기(육사 29기) 육군 인사사령관, 이영계(육사 30기) 수방사령관, 정동한(육사 29기) 국방대 총장이 군사령관 내지는 연합사 부사령관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이고, 올해 인사에서 4석 정도 예상됐던 군단장은 3∼4석 정도가 더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정원 45년 사상 처음으로 내부 출신 수장 탄생을 앞둔 국정원의 경우 이상업(李相業) 제2차장이 후속 인선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아 후임 인선이 주목된다.

외부 출신인 이재정(李在禎)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장관으로 기용되는 통일부의 경우 신언상(申彦祥) 차관이 지난 2월 임명돼 재임 기간이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외교안보 부처와 달리 후속 인사에서 큰 변동은 없을 전망이다.

후임 청와대 안보실장은 육군 준장으로 예편한 백종천(白鍾天) 세종연구소 소장이 급부상한 가운데 김하중(金夏中) 주중대사, 윤광웅(尹光雄) 국방장관이 후보로 검토되고 있으나, 이달 중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을 감안, 이달말께로 인선이 미뤄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분야 전문가가 안보실장으로 내정될 경우 서주석(徐柱錫) 청와대 안보수석은 국방차관 등 다른 자리로 이동할 가능성도 관측되고 있다.

외교안보부처의 대규모 연쇄 승진인사가 부처 분위기를 쇄신하고,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북한과 중국, 미국이 6자회담을 재개하기로 전격 합의, 북핵실험 이후 정세가 새로운 국면으로 급반전되는 시점에서 장관 교체에다 후속 고위직 인사까지 맞물릴 경우 조직의 분위기 이완으로 상황 대처에 자칫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까지 최소 보름 이상이 소요되는데다, 정치권이 이번 인선을 정치쟁점화시켜 외교안보부처 수장들의 정식임명이 지연될 경우 한국정부가 북핵해법에 주도적으로 대응하는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국회 차원의 초당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성기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