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제재 서두를 의향 전혀없다"
"한미 정상회담 굉장히 성공적..포괄적 접근방안 실체 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21일 북한이 6자회담 복귀 의사를 피력할 경우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평양방문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오후 세종로 주한 미국대사관 집무실에서 연합뉴스와 특별인터뷰를 가진 자리에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의사를 확인하면 힐 차관보의 평양방문이 가능한가'를 묻자 "그 가능성은 한번도 배제하지 않은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알다시피 힐 차관보는 (지난해 9.19) 공동성명에 합의가 이뤄진 직후 평양을 방문할 의사와 희망이 있었다"면서 "그것이 불발된 것은 북한이 당시만 해도 영변 원자로에서 생산하고 있었던 플루토늄의 생산을 중단하라는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준비만 된다면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얘기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과 북한간에는 여러가지 양자간 문제가 많이 있고 `불신의 강'이라고 할만큼 불신의 벽이 굉장히 높다"면서 "이 모든 것이 북한과 미국이 같이 만나 얼굴을 맞대고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어 미국의 대북 추가제재와 관련, "우리 미국은 추가적인 제재를 할 필요가 있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고려중이고 굉장히 심사숙고하고 있고 결정을 서두를 의향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 정부는 북한이 안보리 결의 1695호를 준수할 것을 기대하며 벼랑 끝 전술을 더 이상 하지 말고 국제사회에 편입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버시바우 대사는 지난주 한미정상회담과 관련, "굉장히 성공적인 회담이었다고 믿는다"면서 "전시작통권 이양 문제 등에서 굉장히 생산적이었고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에 대해 건설적 논의가 이뤄졌으며 그럼으로써 6자회담 재개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 등 정상회담 성과를 담은 이른바 언론지침(coordinated press guid ance)의 실체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데 대해 버시바우 대사는 "그 의미에 대해 좀 혼란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관련 문서를 보여주며, 실체를 증명했다.

아울러 미국 재무부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조사와 관련, 버시바우 대사는 "미국 정부에서는 가능한 신속히 이 사건을 종결시키고 싶어한다"면서 "그리고 불필요하게 이를 지연시키는게 전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BDA문제는 법집행의 문제이고 규제의 사안이기 때문에 6자회담과 상관없다"면서 "하지만 6자회담이 재개되면 양국간 열린 채널을 통해 우리 전문가들이 BDA 문제에 대해 북한과 논의할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되면 북한측에도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그 이유는 북한이 미래에 어떻게 하면 유사한 문제를 방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관행을 따르는 데도 더 용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가능하면 북한이 현재 갖고 있는 돈세탁, 화폐위조라든지 하는 문제를 해결해서 앞으로 북미 관계간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이 우리의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 이양문제와 관련, 버시바우 대사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양국 동맹관계를 강화하고 좀 더 균형감 있는 파트너십으로 가기 위한 필요한 수순과 조치라고 생각한다 "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이전은 단계별로 이뤄지며 단계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지 점검하게 될 것"이라면서 "전작권 이양의 목표는 한반도와 한국의 방위나 안보상태에 전혀 문제가 없게, 그리고 북의 도발을 억지하는 능력이 절대로 감소되지 않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군사력이 배양돼야 한다는 전제 하에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버시바우 대사의 단계별 이전 발언과 관련, "전작권을 단계적으로 이양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면서 "한미 연례안보회의(SCM)에서 환수 목표연도(X연도)가 정해지면 X연도까지 한국과 미국이 공동평가를 하면서 이 단계에는 무엇을 하고, 저 단계에서는 또 무엇을 할 지를 단계적으로 점검해 나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어 `2009년 전작권 이전'과 관련, "우리가 생각할 때는 3년내로 (전작권 이전이) 이뤄지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양국 동맹 관계를 생각했을 때 협의를 통해 양국 전문가들이 최선의 결정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미 방위비 분담협상에 대해 버시바우 대사는 "(지난해 한국측 분담금이 줄어든 것은) 예외적인 일이며 우리는 기본적으로 방위비 분담에 있어 공평, 대등하게(equitable) 나눠야 한다는 입장" 이라고 밝혔다.

버시바우 대사는 한국의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가입 문제와 관련, "내 임기내 이를 해결하는 게 내 목표이기도 하다"면서 "부시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좋은 발언을 해줬기 때문에 이를 가속화시켜서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입후보와 관련, 버시바우 대사는 "반 장관은 훌륭한 공직자로 유엔 사안에 대해 많은 경험이 있고 유엔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긍정적이다.

미국은 이를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5개 안보리 상임이사국간 협의가 이뤄지고 있고 조만간 한국이 더 자세한 소식을 접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서동희 기자 lwt@yna.co.krdhsuh51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