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1일 새 총리 후보가 열린우리당 한명숙(韓明淑) 의원과 김병준(金秉準) 청와대 정책실장 등 2명으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진데 대해 "둘 다 정치적 중립성에 문제가 있다"며 원칙적 반대입장을 거듭 밝혔다.

후임 총리는 최소한 무당적과 정치적 중립 2가지를 담보하고 있어야 하는데 두 후보 모두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기본 인식이다.

한나라당은 한 의원에 대해서는 여당 당적 부분을, 김 실장에 대해서는 정치적 중립성과 자질 문제를 각각 집중 제기했다.

그러나 두 후보 중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면 김 실장보다는 한 의원에게 상대적으로 좋은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김 실장은 능력과 중립성 어느모로봐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반응이 다수인 반면, 한 의원에 대해서는 원칙적 반대속에서도 당적 등 일정조건만 충족되면 수용할 수도 있다는 긍정적 의견도 꽤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점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국회 인준과정에서 김 실장보다는 한 의원이 좀더 수월하지 않겠느냐는 성급한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 의원이 후임 총리에 내정될 경우 첫 여성 총리 탄생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큰 데다 최연희(崔鉛熙) 의원의 성추행 파문 전력이 있는 한나라당으로서는 여성표를 의식, 무작정 반대만 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지역구 의원인 한 의원에 대해 `당적정리'를 요구하는 것은 향후 노 대통령이 실제 한 의원을 총리후보로 지명할 경우 `반대'를 하기 위한 명분쌓기가 아니냐는 관측도 많다.

이재오(李在五) 원내대표는 한 의원의 차기총리 지명설과 관련, "호, 불호를 떠나 우리의 공식 입장은 열린우리당의 당적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총리가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한 반대로는 읽혀지지 않았다.

이방호(李方鎬) 정책위의장도 "(한명숙.김병준) 두 사람 모두 당이 내세우는 중립성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전제한 뒤 "김 실장은 총리감도 아니고 무게도 떨어진다"고 잘라 말했다.

반면 한 의원에 대해서는 "능력으로야 총리를 하는데 크게 문제가 없지만 당적이 문제"라고 말해 조건부 긍정론을 보였다.

허태열(許泰烈) 사무총장 역시 "김 실장은 도덕성이나 경력 등에 있어 총리가 되기에는 부족하다"면서 "한 의원도 정치적 중립성 등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여성 정치인이고 정치적 컬러가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무조건 반대하기에는 명분이 좀 약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계진(李季振) 대변인은 "김 실장의 경우 재임중 수행한 정책중 실패한 사례가 많은데다 자신의 위치도 모르고 정치적 입장에 서서 야당공격에 가담했다.

절대 안된다"면서 "한 의원의 경우는 당적문제가 걸리긴 하지만 둘중 하나라면 그나마 한 의원이 좀더 괜찮다"고 평가했다.

이 대변인은 "총리가 되려면 먼저 당적부터 정리하라"고 말해 당적정리를 조건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김재원(金在原) 기획위원장은 "김 실장은 부동산정책 실패 등 본인의 무능함을 포퓰리즘으로 선동하면서 덮어왔던 전형적인 사이비 지식인의 표본으로, 결사 반대"라면서 "한 의원에 대해서는 좀 신중하게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뿐 아니라 한 의원도 절대 안된다는 의견도 다수 있다.

엄호성(嚴虎聲) 전략기획본부장은 "우선 한 의원은 여당 당적을 갖고 있는 사람일뿐 아니라 능력도 부족하다"면서 "특히 여성이라는 것을 앞세워 (서울시장에 내보낼) 강금실(康錦實) 전 법무장관과의 시너지 효과를 생각하는 것 같은데 정략적 계산이 있으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당 여성의원들은 여성 총리에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김영선(金映宣) 최고위원은 "당적문제가 있긴 하지만 유연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임을 감안하면 여성 총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박순자(朴順子) 의원은 "남녀를 떠나 정치적 중립성으로 판단해야 하며, 여성총리라는 핑크빛에만 함몰되면 안될 정도로 정치적 상황이 좋지 않다"며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s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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