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군의 공중조기경보기(E-X) 사업을 따내기 위해 미국 보잉(E-737 기종)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 엘타(G-550 기종)가 미국 정부로부터 조기경보기 핵심 장비의 한국에 대한 수출 허가(EL·Export License)를 받았다. 2조원 규모의 E-X 사업 수주전에서 걸림돌로 거론됐던 미국 정부의 수출 허가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엘타가 보잉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는 지난 10일 엘타의 미국 협력업체인 DRS에 항공기 식별장치인 데이터링크,항공기용 UHF샛콤(SATCOM·위성통신) 등 조기경보기의 핵심 장비를 한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미국 정부는 이들 핵심 장비를 수출 통제 품목으로 분류해 놓고 있으며 만약 미국 업체가 이를 제3국에 수출할 경우 사전에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보잉은 이미 지난해 미국 정부로부터 수출 허가를 얻은 상태다. 엘타와 DRS는 이에 따라 이르면 13일 미국 정부로부터 받은 수출 허가 서류 등을 포함,관련 기술자료를 방위사업청에 제출할 계획이다. 그동안 군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자국 업체인 보잉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엘타를 견제하기 위해 엘타의 협력업체인 DRS에 수출 통제 품목에 대한 수출 허가를 내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왔다. 이와 관련,엘타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협력업체가 당초 L3com에서 DRS로 바뀌면서 지난해 11월에야 수출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탓에 허가가 다소 늦게 나왔다"며 "이제 큰 장애물을 넘은 만큼 보잉과 기술 가격 등 순수 경쟁 요소로만 붙을 수 있어 유리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엘타는 보잉보다 4억달러가량 낮은 11억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E-X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김정일 방위사업청장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같은 조건이라면 가격이 싼 기종을 선택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김 청장은 최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도 "요구 조건(ROC)은 두 기종 모두 충족하는 것으로 안다"며 "성능면에서 결정적 하자가 없다면 싼 것을 구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방위사업청은 기술평가 가격협상 등을 거친 후 오는 5월 기종을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E-X 사업을 통해 2009년까지 2대,2011년까지 2대 등 총 4대의 조기경보기를 도입해 2012년 관련 부대에 배치할 계획이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