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전당대회 예비후보들은 2일 본선 진출자를 결정하는 예비경선에 앞서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예비후보들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예비경선 유권자인 국회의원, 중앙위원, 상무위원 등에게 전화를 돌리면서 지지를 호소하는 한편, 부동표의 향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5분 연설 준비에도 신경을 쓰는 분위기였다. 특히 하위권으로 분류된 후보들은 1명이 탈락하는 예선경선에서 커트라인으로 예상되는 120~140표 안팎을 확보했는지 여부를 자체 점검해보는 등 바쁜 모습이었다. 선두주자군에 속하는 정동영(鄭東泳) 후보는 조세형(趙世衡) 상임고문을 위원장으로 하는 선거대책위원회를 공식출범시키면서 세를 과시했다. 정 후보는 양형일(梁亨一) 의원을 정책본부장으로 임명했고, 김현미(金賢美) 의원을 전략기획본부장으로, 김낙순(金洛淳) 의원을 조직본부장, 김선미(金善美) 의원을 여성본부장으로 발표했다. 정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신(新) 몽골기병론'을 제기하면서 "강력한 리더십을 구축해 5.31 지방선거에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낼 예정이다. 정 후보와 경쟁하고 있는 김근태(金槿泰) 후보도 유권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측은 예비선거에서 정 후보에게 1위 자리를 내주더라도, 정 후보와의 표 차이를 50표 안팎으로 유지할 경우 본선에서 역전을 노릴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재야파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총동원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는 연설에서 자신이 당 의장으로 당선돼야 지방선거에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3위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는 김두관(金斗官) 김혁규(金爀珪) 후보는 5분 연설에서 부동표를 흡수해 상대를 앞서겠다는 계획 아래 연설 준비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김두관 후보는 자신이 지역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민주당 후보로 경남도지사에 출마했다는 사실을 소개한 뒤 "창당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우리당을 살리는 길"이라고 말할 예정이다. 김혁규 후보는 "통일문제는 정동영 후보에게 맡기고, 사회복지분야는 김근태에게 맡기되, 경제는 김혁규가 맡게 해달라"며 `삼각편대론'을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순발력이 좋은 임종석(任鍾晳) 후보는 연설문 없이 즉석에서 연설을 하기로 했다. 임 후보는 3~4위 그룹과 표 차이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부겸(金富謙) 후보는 예비후보 가운데 유일한 대구.경북 출신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묶어버리기 위해 나를 의장으로 뽑아달라"고 호소할 예정이다. 김 후보는 또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과 개인적으로 `형수, 동생' 하는 사이로, 얼마전 직접 만나보니 참여정부와 우리당 성공을 위해 헌신할 각오가 돼 있었다"며 "강 전 장관을 업어서라도 모셔오겠다"고 말하기로 했다. 김영춘(金榮春) 후보는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 `아니오'라고 할 수 있는 자주적 정당을 건설하겠다"며 "김영춘을 뽑아야 젊은 층과 합리적 유권자를 되찾을 수 있고,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할 예정이다. 선거운동기간 상무위원과의 직접 접촉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 이종걸(李鍾杰) 후보는 "내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이 소진하더라도 당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당헌.당규의 여성우대조항에 따라 본선 및 지도부 진출이 확정된 조배숙(趙培淑) 의원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민주개혁세력 통합론을 주장할 계획이다. 한편 일부 후보들이 `배제투표'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선출된 상무위원들에게 `지침'을 내리는 경우도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의원들은 유권자 1인당 3명의 후보에게 표를 던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1.2 순위를 직접 지명한 뒤 3순위는 자율에 맡기기도 하고, 일부 의원들은 1.2.3 순위를 모두 지명해주고 있다는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