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가 되려면 발품을 팔아야 한다" `발품파는 리더십'이 여야 원내대표 선거의 가장 확실한 승리 전략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최근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새 원내 사령탑으로 각각 선출된 김한길 의원과 이재오(李在五) 의원이 이 같은 전략으로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리를 거뒀기 때문. 24일 열린우리당 새 원내대표로 당선된 김한길 의원은 `박빙'이라는 당 안팎의 예상과 달리 39표차로 배기선(裵基善) 의원을 여유있게 이기는 낙승을 거뒀다. 이는 원내대표 선거전에 배 의원보다 먼저 뛰어들어 표밭을 미리 다져놓은 효과도 있겠지만 선거기간 내내 동료 의원들과 꾸준히 만나며 공을 들인 결과라는 게 주변의 평가다. 김 의원은 특히 원내대표 출마를 결심한 뒤 두달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의원회관을 직접 찾아가거나 의원들과 식사를 함께 함으로써 소속 의원 144명 대부분을 적어도 한번씩은 접촉했다는 것. 특히 그는 그동안 "차갑다. 친화력이 없다"는 당내 일부 평가를 의식한 듯 동료의원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면서 솔직한 면모를 드러내고 당당하게 평가를 받겠다는 태도를 보여 후한 점수를 얻었다는 후문이다.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도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발품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다. 이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접고 김무성 의원보다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들었으나 부동층의 공략을 위해 동료의원 자택까지 직접 방문할 정도로 `표밭 다지기'에 열의를 보였다는 것. 특히 이 의원은 비주류 또는 반박(反朴.반 박근혜) 진영의 대표자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친박' 진영 인사를 설득하는 작업도 마다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발품노력이 반영된 듯 이 의원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경선과 마찬가지로 주변의 접전 예상을 깨고 지난 12일 김무성(金武星) 의원을 22표차로 따돌리고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한편 김한길, 이재오 의원의 발품 승리가 가능했던 것은 계파투표 색깔이 엷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열린우리당의 경우 정동영(鄭東泳)-김근태(金槿泰) 두 상임고문의 대리전, 한나라당은 `친박-반박' 대결 구도가 전망됐으나 초선의원과 중도.무계파 성향의 의원을 중심으로 개인 판단에 따른 투표가 이뤄졌다는 것. 이에 따라 앞으로도 여야 각 정당은 적어도 원내대표 선거만큼은 계파 성향을 떠나 정책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인물을 원내대표로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