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3일 "올해는 큰 흐름 에서 볼 때 새로운 주제를 내놓기 보다는 이미 제시했던 주제를 차분히 점검하면서 세워둔 목표안에서 내용을 채워가며 정책 완성도를 높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새해 첫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강조하면서 "소신을 갖고 모든 국무위원들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고 김만수(金晩洙)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 말씀은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17일께 예정된 대통령의 연두회견에서 깜짝 놀랄 만한 그런 제안을 하는 게 아닌가라는 추측이 있는데, 그 부분을 좀 명확히 하신 것 같다"며 "이번 회견에서는 깜짝 놀랄 만한 이야기나 정치적 중대제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연초에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는 단어가 성장잠재력과 양극화 해소가 아닌가 싶다"며 "성장동력을 지속해야 된다는 점과 양극화는 반드시 극복돼야 된다 하는 점에 대해 우리 사회에서는 어느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성장잠재력 확충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은 "정부의 정책영역이 나름대로 빠지는 부분 없이 기본은 갖추고 있다"고 평가한 뒤 "따라서 정부가 계획한 정책내용을 차질없이 추진해달라고 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양극화 해소문제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계획대로만 한다면 좋아지고 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이 부분을 어떻게 풀 것인지 모두가 올 한해 고심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국민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하지만 아직 해결에 필요한 정책에 대해서는 찬성하지 않거나 지지가 낮은 것이 현실"이라면서 "이 같은 모순된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우리 사회의 기본적 제도와 문화가 법치주의, 민주주의, 합리주의와 같은 건강한 상식 위에 존재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 만든 규범을 우리 스스로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가 갖고 있는 규범은 누가 강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만든 것인데, 아직도 규범을 강요당하던 시대의 저항과 불복종의 습관이 남아있는 것은 극복돼야 한다"면서 "우리 사회 전체가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성찰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 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