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오전 아이티에서 무장단체에게 납치됐던 한국 기업인 서모씨(봉제업체 MGA 이사)가 피랍 3일만인 30일 오후 2시(한국시간 31일 오전 3시)께 무사히 풀려났다고 외교통상부가 밝혔다. 이규형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아이티 주재 유엔 안전군과 현지 경찰 및 도미니카 주재 우리 대사관의 공동 노력으로 서모씨가 무사히 석방됐으며 서씨는 현재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아이티가 국내정치 요인 등으로 인한 치안정세가 불안해 여행경보 4단계 중 2단계인 '여행주의' 단계로 지정하고 있는 만큼 아이티를 여행하려는 국민들은 신변안전에 각별히 유의하고 여행 필요성을 신중히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서씨의 정확한 피랍, 석방 경위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치안 불안 상황속에서 몸값을 노린 단순 납치사건이며 정치적 목적의 테러와는 무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아이티에 대해 '유의→주의→제한→금지' 등 총 4단계로 돼있는 여행 경보단계 중 '여행 주의'를 내린 상태다. 총 10명 안팎의 교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아이티에서는 지난 해 2월에는 무장세력간 충돌, 교민들의 자진철수 및 여행자제 조치가 내려진 바 있다. 카리브해 연안의 아이티는 극도의 정정불안과 치안부재가 계속되며 사실상 '내전 상태'에 직면해 있다. 올 3월 이후 납치된 피해자만 350명이 넘고 작년 9월 이후 최소한 900명 이상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 아이티는 강제해산된 군조직의 퇴역자들을 중심으로 한 반정부 봉기로 작년 2월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이 강제로 축출된 후 미국 지원하의 임시정부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임시정부 하에서 미군에 이어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유엔 아이티 안정화임무군(MINUSTAH)이 작년 6월부터 주둔해왔다.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duckhwa@yna.co.kr